[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와 대통령 업무보고 등을 계기로 농협 관련 비위 의혹이 반복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농협중앙회·농협재단에 대한 4주간 진행한 특별감사 결과를 8월 중간발표 형식으로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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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협중앙회는 임원의 경영책임성과 내부통제 관리 의무를 강화하기 위해 금융회사를 벤치마킹한 '경영관리 책무구조도(가칭)'를 도입한다고 밝혔다./자료사진=농협중앙회 |
그간 기존 5명 안팎으로 이뤄지던 감사를 이번 특별감사에서는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 외부감사 위원 6명을 포함한 총 26명을 투입했고 ‘익명제보센터’까지 운영해 진행한 결과, 2건에 대해서는 수사 의뢰를, 사실관계가 확인된 65건에 대해서는 확인서를 징구해 절차를 거칠 예정이고, 뒤늦게 제보된 사항과 사실관계 파악이 필요한 추가 감사 사항 38건은 정부 차원의 ‘범정부합동감사체계’ 구축을 통해 철저하게 감사한다고 했다.
또한 반복적인 비리 행태가 나타나는 사안과 관련해서는 가칭 ‘농협 개혁 추진단’을 1월 중에 구성해 제도개선과 제재요건 등을 신속하게 정비하고 추진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2025년 발생한 △농협중앙회 임직원 형사사건에 대한 변호사비 지급 의혹 △농협재단 임직원의 배임 의혹 등 법령 위반 정황이 있다고 판단한 2건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증거확보와 사실관계에 대한 형사적 판단을 구하기 위해 지난 5일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한 임직원의 △범죄행위 등에 대한 온정적·형식적 징계 △인사위·조합장에 대한 내부통제기구 구성·운영 부적정 △자금 및 경비집행·관리 부적성 △폐쇄적·배타적 부적정 계약 △재단의 원칙없는 채용과 관리없는 기부물품 지원 등 특별감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확인된 65건(중앙회43·재단22)은 확인서를 징구했다. 향후 사전통지와 이의제기, 결과통보·재심의 요청, 재심의 및 통보 등의 절차를 거쳐 3월께 감사결과를 최종 확정하고 공개할 예정이다.
농협의 부정·금품 선거 관련 문제점과 △임직원에 대한 과도한 혜택 △방만한 경비집행 △폐쇄적 내부통제 등에 대해서는 추가 감사해 수사의뢰, 시정명령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고 제보시기와 감사기간 제한 등으로 인해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이 미흡했던 임직원 금품수수,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등 38건(중앙회 37·재단 1)도 추가 감사할 계획이다.
‘농협 관련 익명제보센터’를 통해 접수한 제보 중 현장확인의 어려움 등 특별감사를 통해 감사하기 어려웠던 회원조합도 현장 중심 특정감사를 신속하게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도개선 사항으로는 △비상임조합장 연임 제한 △조합 외부회계감사 주기 단축(4년→1~2년) △도농상생사업비 신설·도시조합 역할강화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농업협동조합법’ 개선안 본격 추진 △농협중앙회·회원조합의 인사·운영 투명성 확대 및 내부감사·견제기능 정상화 △정부 관리·감독권 강화 등의 추가 개선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는 의견수렴을 거쳐 ‘농업협동조합법’ 추가 개정안에 담아 속도감 있게 발의할 계획이다.
특별감사했지만 한계도…기간 짧고 수사권한 없어, 경영진에 대한 면담도 거부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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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새해 첫 현장경영으로 보급형 스마트팜 협력사업 기념식에 참석했다./자료사진=농협중앙회 |
하지만 이같이 익명제보만 총 651건, 대대적인 특별감사, 대통령 지시, 국민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농협을 둘러싼 총체적 난국에 대한 해법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논의와 협의를 계속해야 하고 더 강력한 제재수단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을 뿐 갈 길이 멀다.
심지어는 조직적 비리에 대한 반드시 필요한 확인조차 어려웠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등 경영진들에 대한 특별감사들의 면담 요청도 당사자들의 ‘면담 조사 거부’ 입장에 가로막혀 불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여러 비위 의혹, 인사·조직 운영 난맥상, 작동하지 않는 내부통제장치 등 이번 감사에서 밝혀진 내용들만 해도 농협 조직의 폐쇄성과 무책임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임원 인사는 인사의 투명성과 독립성이 무시된 채 내부에서 입맛대로 추천됐고, 특별성과보수는 1인 즉석 안건으로 의결됐으며, 성희롱 등 범죄혐의가 있어 마땅히 이뤄져야 할 징계나 고발권도 편향적·형식적인 운영에 그쳤다.
반면 농협중앙회장에 대한 특혜는 어마어마했다. 해외출장 숙박비는 1박에 186만원을 호가하기도 했고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임하며 연간 3억 원이 넘는 연봉과 퇴직금까지 이중으로 챙겼으며 별다른 제한없이 집행하는 이른바 ‘직상금’ 규모만도 10억8400만원에 달했다. 임원들에는 테블릿 PC를, 조합장에는 220만원 상당의 휴대폰을 맘대로 지급했으며, 집행된 업무추진비도 공개하지 않는 등 공적 의무 준수마저 지키지 않고 있다.
이처럼 비리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데는 제도가 강력하지 않는 것도 문제이지만 제재의 실행력이 떨어지는 것도 한몫한다. 그동안 농식품부는 정기적인 감사와 그에 따른 절차만 해왔다고 시인했고 미흡했던 부분들은 앞으로 제도 개선을 거쳐 보완토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중간결과 발표에서 특별감사에 몸담았던 하승수 변호사는 특별감사 과정에서 느낀 점들과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하 변호사는 “농협중앙회와 단위조합에서 발생하고 있는 각종 문제의 근본 원인이 선거제도에 있다는 것이 저를 포함한 외부 감사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면서 “현재의 농협 선거는 돈을 불법적으로 써도 ‘공소시효 6개월만 지나면 된다’라는 인식이 퍼져 있고, 돈이 많이 들어가는 선거가 되다 보니 자금 조달을 위해 비위가 발생할 소지가 많으며 선거에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자리를 나눠주는 행태가 발생할 소지도 크다. 금권선거를 근절하지 않으면 농업개혁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외부 감사위원들의 의견”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농협이 농업인들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으로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농협중앙회와 단위조합 선거제도의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공소시효 6개월 특례조항을 폐지하고 돈 선거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서 처벌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외부 감사위원들의 의견이 이후의 제도 개선 논의에 참고가 되길 희망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이번 특별감사 중간결과 브리퍼였던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이번 특별감사를 통해 농협에 대한 문제점들이 많이 발견됐다”면서 “발견한 비리 부분에서는 근본적으로 원인을 찾고 그것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나가야 되겠다. 이를 통해 농협이 농협다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근본적으로 개선책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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