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절단에 게임사 참여… 중국 시장 기대감↑
"중국 게임사 역량 뛰어나… 차별화 전략 필요"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꾸려진 경제사절단에 국내 주요 게임사 대표들이 동행하면서 중국 게임 시장을 둘러싼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8일 업계에 따르면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와 성준호 스마일게이트 대표는 지난 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도 함께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공식 외교 현장에 이례적으로 국내 게임사 대표가 참석한 것 자체가 유의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크래프톤과 스마일게이트는 모두 중국 최대 IT기업 텐센트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중국 시장과의 접점이 뚜렷하다. 이에 따라 그간 높은 진입 장벽으로 평가받아온 중국 게임 시장 환경이 점진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앞서 그간 중국 게임 시장은 외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 제한으로 대표되는 규제 환경이 이어져 왔다. 판호는 중국 내에서 게임을 정식 유통·서비스하기 위해 반드시 받아야 하는 일종의 출판 허가번호다. 중국 정부가 사드 이후 2020년대 초반까지 외자 판호 발급을 사실상 중단하다시피 하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진출도 장기간 제약을 받아왔다.

다만 최근에는 변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은 14종으로 늘었다.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지만 업계에서는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 자체에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중국 게임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중국게임산업연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게임 산업 규모는 3507억8900만 위안(약 73조 원)으로 전년 대비 7.68% 증가했다. 게임 이용자 규모도 전년 대비 1.35% 증가해 6억8300만 명을 기록했다. 플랫폼별로는 모바일 게임 매출이 2570억7600만 위안(약 53조 원)으로 전체 시장의 73.29%를 차지했다. 모바일 게임에 강점을 지닌 한국 게임사들로서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장르 측면에서도 기회 요인은 뚜렷하다. 중국 매출 상위 100개 모바일 게임 가운데 RPG 장르 비중은 20%로 가장 높았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강점을 지닌 장르와 맞물리면서, 중국 시장은 여전히 전략적 중요성을 지닌다는 분석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당장의 규제 환경을 감안하더라도 현실적인 중국 진출 전략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기간의 정책 변화에 기대기보다 중장기적인 환경 변화에 대비한 구조적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국 시장 내 한국 게임의 성공 사례들은 현지 파트너와의 협업을 공통분모로 삼는다.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는 자회사 네오플이 핵심 개발과 IP(지식재산권) 관리를 담당하고 텐센트가 현지 배급과 서비스를 맡는 방식으로 중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에서 장기간 흥행을 이어가며 스마일게이트의 대표적인 효자 IP로 거론되는 '크로스파이어' 역시 텐센트가 퍼블리싱한다.

여기에 '현지화' 전략도 핵심 요소로 꼽힌다. 중국 이용자 성향 등에 맞춘 세밀한 조정이 게임의 성패를 가른다는 분석이다.

위메이드는 이달 중 '미르의 전설2'의 정통 계승작인 '미르M'을 앞세워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미르M'은 원작 IP의 핵심 정체성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인 해석을 더한 MMORPG다. 지난 2023년 12월 모바일 판호, 작년 1월 PC 판호를 발급받았으며 '미르M: 모광쌍용'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디.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미르의 전설2'가 가진 위상은 단순한 흥행작을 넘어선다. 2000년대 초 중국에서 '국민 게임'으로 불릴 정도로 압도적인 영향력을 갖췄으며, 인터넷 보급과 PC방 문화가 확산되던 시기에 맞물려 대중성을 확보했다. 무협 세계관에 친숙한 중국 이용자 성향과도 맞아떨어지며 폭넓은 팬층을 형성하기도 했다. 2020년 기준 중국 내 미르 IP 기반 게임 시장 규모는 약 9조 원으로 추산된다. 

위메이드는 '미르M'의 성패를 가를 핵심 전략으로 철저한 현지화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정식 출시에 앞서 여러 차례 사전 테스트를 진행하며 현지 이용자 반응을 점검했고,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와 시스템 전반을 대폭 개선하며 중국 시장 환경에 최적화했다. '미르M'을 단순한 IP 활용작이 아닌, 사실상 신규 타이틀에 준하는 수준으로 전면 재정비한 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중국 시장을 둘러싼 기대감과는 별개로 경쟁 환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중국 게임사들의 기술력이 급성장하면서 단순히 시장 진입만으로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게임사들의 게임 개발 역량이 상당히 뛰어나다"며 "중국 시장 내 성공을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IP를 내세우는 등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