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이 본격적인 재판 절차에 돌입한다. 재계 내에서도 재산분할 비율 조정에 대해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노 관장의 재산분할 비율이 2심보다는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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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이 9일 첫 변론기일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재판 절차에 돌입한다. 사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사진=연합뉴스 제공 |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가사1부는 9일 오후 5시 20분 최 회장과 노 관장의 파기환송심 첫 변론기일을 연다. 이달 9일까지는 전국 법원이 휴정기지만 사건의 중요성을 감안해 재판 일정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파기환송심에서 핵심 쟁점은 노 관장의 재산분할 비율이다. 1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 원과 재산분할로 665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에서는 위자료 20억 원, 재산분할 1조3808억 원으로 대폭 상향됐다.
2심 재판부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이 SK그룹으로 흘러 들어갔으며, 딸인 노 관장도 SK그룹 성장에 기여했다고 봤다. 이를 근거로 재산분할 비율을 최 회장 65%, 노 관장 35%로 판단했다.
1심과 2심의 금액 차이가 크게 발생하면서 재판은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대법원은 위자료 20억 원에 대해서는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하지만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 원 비자금을 전제로 한 재산분할에 대해서는 2심 판단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에 대해 존재 여부를 판단하지는 않았으나 실제로 존재해 SK 측에 전달됐다고 하더라도 ‘불법적인 자금’이기 때문에 재산분할에서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파기환송심에서는 노 관장의 재산분할 비율에 대한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내에서는 노 관장의 재산분할 비율이 35%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SK그룹은 그동안 줄곧 비자금 300억 원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해왔고, 노 관장 측이 제시한 비자금 증거도 김옥숙 여사가 작성한 메모에 불과했다. 특히 불법적인 자금이 개인 자산으로 인정돼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대법원도 비자금은 범죄 수익에 해당한다며 법적 보호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봤다. 이에 파기환송심에서 비자금이라는 요소를 제외하고 판단한다면 노 관장의 재산분할 비율은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법조계에서도 노 관장의 재산분할 비율을 최소 5%에서 최대 30%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최 회장과 노 관장이 분할해야 할 재산 규모 자체도 줄었다. 2심에서는 4조115억 원을 나눠야 할 재산으로 판단했지만, 대법원에서는 최 회장이 증여 등 이미 처분한 재산에 대해서는 분할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파기환송심에서는 최 회장이 처분한 재산 1조1116억 원은 제외하고, 2조8999억 원을 두고 재산을 나눠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재산분할 비율도 낮아지고, 나눠야 할 재산 규모도 줄어들기 때문에 노 관장의 재산분할 금액은 2심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최 회장의 보유한 SK㈜ 주식을 특유재산으로 볼지, 재산평기 기준을 언제로 잡는지에 따라서도 금액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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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대법원 판단이 나온 후 SNS를 통해 심경을 밝혔다./사진=노소영 관장 인스타그램 |
◆노 관장의 전략적 움직임에 재계도 ‘예의주시’
재계는 노 관장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동정 여론은 물론 여성 권리 이슈로 확장하려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어서다.
노 관장은 지난해 대법원 판단이 나온 뒤 자신의 SNS에 37년 전 “시집온 집에서 떠나게 됐다”며 “지난 10년은 혼자 살면서 두 딸을 시집보내고 남은 막내와 같이 살아왔다. 이제 아들과도 이별”이라고 심정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20억 원에 달하는 숙박비를 체납하면서도 동정 여론을 호소하는 행보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여성 권리 이슈를 부각시키려는 전략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노 관장은 파기환송심을 앞두고 법무법인 해광의 서민석(사법연수원 23기), 이완희(27기), 손철(35기)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또 법무법인 온세상의 김재련 변호사도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 변호사는 사단법인 한국한부모가정연구소 이사,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 한국성폭력위기센터 이사 등을 지냈다. 특히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 피해자를 대리하기도 했다.
재계는 이 같은 변호인단 구성 역시 단순한 법률 대응을 넘어 여론과 사회적 이슈를 함께 고려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파기환송심은 혼인 기간 중 형성된 재산의 성격과 실질적인 기여도를 어떻게 다시 산정할 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재판 외적인 요소를 내세우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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