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도심에서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불길이 치솟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미디어펜=김종현 기자] 이란에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13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시민과 경찰 등 60여명이 사망하는 등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력으로 시위를 진압할 경우 개입하겠다고 경고하자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는 트럼프가 몰락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10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의 반정부 시위는 전날까지 13일간 이어지면서 100개 이상의 도시로 확산했다.

노르웨이에 기반을 둔 인권 단체인 이란 휴먼라이츠(Iran Human Rights)는 최소 45명의 시위자가 사망했으며, 그중 8명은 어린이였다고 전했다. 미국에 기반을 둔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달 28일 시위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시민과 군, 경찰을 합해 모두 62명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시위가 가열하자 이란 당국은 지난 8일 테헤란과 다른 도시들에서 인터넷 접속과 전화선을 차단했다.

개혁 성향 매체 이란 와이어(ranWire)가 공개한 영상에는 9일 낮 남동부 도시 차바하르에서 여성들이 행진하며 "독재자에게 죽음을", "빈곤, 부패, 물가 상승, 우리는 전복될 때까지 계속한다"라고 외치는 장면이 담겼다. 차량이 불타고 사람들이 물건을 던지는 모습도 포착되었다.

시위가 격화하면서 시민 사상자가 늘어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보안군이 시위대를 살해한다면 이란을 공격하겠다"고 재차 경고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X를 통해  "어젯밤 테헤란과 다른 도시들에서 파괴에 몰두한 사람들은 미국 대통령을 기쁘게 하기 위해 자기 나라 건물을 파괴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은 이란 정부가 이런저런 일을 하면 폭도들의 편에 서겠다고 말했다. 폭도들은 그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축출된 이란의 마지막 국왕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와 같은 "오만한"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결국 권좌에서 몰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은 이번 시위가 "정권에 충성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바자르 상인들(bazaaris)로부터 시작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이란 역사에서 바자르 상인들과 성직자들의 오랜 동맹은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1979년 이슬람 혁명 당시 성직자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한 바자르 상인들의 힘은 혁명 성공과 당시 팔라비 국왕의 몰락을 이끄는 데 결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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