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국의 무인기가 침투했다고 주장하는 북한이 11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를 발표했다. 김 부부장은 전날 나온 국방부 입장 발표에 대해선 평가할만하나, 한국발 무인기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촉구했다.
이날 ‘김여정 담화’는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안보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조정회의 겨로가를 보고받은 뒤 “군경 합동수사팀을 구성해 신속 엄정 수사하라”고 수사한 다음날 나왔다.
김여정 당화는 노동신문에 실렸고, '한국당국은 중대 주권침해 도발의 책임에서 발뺌할 수 없다' 제목이다.
김여정은 "다행히도 한국군부가 자기들의 행위가 아니며, 도발하거나 자극할 의도가 없다는 공식입장을 내놓기는 했으나, 한국영역으로부터 국경을 침범한 무인기 실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앞으로도 우리에 대하여 도발을 선택한다면 그로부터 초래되는 끔찍한 사태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어 "사태의 본질은 그 행위자가 군부냐 민간이냐 하는데 있지 않다"면서 "명백한 것은 한국발 무인기가 우리 국가의 영공을 침범하였다는 사실 그 자체"라고 했다.
또 "한국당국은 중대 주권침해 도발에 대한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으며, 그 대가에 그해 심중히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김여정은 "만약 한국당국이 민간단체의 소행으로 발뺌하려 든다면, 하여 그것이 주권침해로 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펴려고 시도한다면, 아마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영내에서 민간단체들이 날리는 수많은 비행물체들의 출현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여정은 "어쨌든 이번 한국발 무인기 침범 사건은 또다시 우리로 하여금 한국이라는 불량배, 쓰레기집단에 대한 더욱 명백한 표상을 굳히는데 커다란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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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사진=연합뉴스 |
전문가들은 김여정 담화에 담긴 내용을 볼 때 한국정부에 진상조사를 추궁하면서 무인기 운용을 위축시키고, 자신들의 향후 도발을 정당화할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먼저 김여정 담화의 핵심은 “향후 한국정부 조사에 왜 사진들이 발표한 무인기 촬영 지역들이 무인기 촬영 대상이 되었는지 설명이 있어야 한다는 압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의 의도에 대해 “크게는 향후 한국의 군사적 차원의 대북 무인기 운용 자체를 위축시키려는 의도도 있을 수 있다”면서 “대내적으로 북한주민들에게 한국이 신성한 핵시설까지 정탐하고 있다는 구체적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핵보유의 정당성과 대남 적개심을 고취시키는 내부 결속용 기제로도 활용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여정이 언급한 ‘민간 비행물체 출현’ 위협은 단순히 과거의 오물풍선을 반복하겠다는 의미를 넘어, 무인기 기술을 결합한 더욱 진화된 ‘회색지대(Grey Zone) 도발’로의 이행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정부 대응 방향에 대해 “평화공존의 메시지는 유지하되, 북한의 무도한 언사와 주권 침해 위협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절제된 공식 입장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무인기 도발의 빌미를 주지 않도록 접경지역 드론 운용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북한의 비행물체 도발에 대비한 다층 방어체계를 가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한이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시켜 격추시켰다고 발표하며, 무인기에 기록된 비행경로도 공개했다. 비행이력에는 시간과 위도, 경도, 고도, 주변 지명이 기록돼있었으며, 무인기가 촬영했다고 주장한 사진에는 개성시 개풍 구역, 황해북도 평산, 개성공업지구 일대 상공 등이 찍혀있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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