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가격 인상 외에도 PC·태블릿 가격도 인상 가능성
[미디어펜=박재훈 기자]글로벌적으로 AI(인공지능)투자가 과열되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해 스마트폰, PC 등의 주요 IT 기기들의 가격도 인상될 전망이다. AI 데이터센터에 반도체 생산이 쏠리면서 범용 메모리 공급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 내년에도 HBM(고대역폭메모리), 기업용SSD(eSSD) 등 고성능 메모리로 수요가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AI에 사용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해 저가형 D램 생산이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모바일 D램(LPDDR) 제품 가격은 지난해 초 대비 70% 이상 상승했으며 스마트폰용 낸드플래시 가격도 약 100% 급등했다.

조사기관 트렌드포스도 "스마트폰 제조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10∼15% 수준에서 최근 20%를 넘어섰다"며 "AI 기능 확대 추세로 인해 메모리 용량을 줄이기도 어려운 구조"라고 분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올해 2분기까지 스마트폰 메모리용 가격이 40% 상승해 완제품 제조 원가 또한 8~10% 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메모리 가격 상승은 제조사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20조 원의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담당의 MX-네트워크 부문 영업이익은 약 2조 원 수준으로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 대표이사도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제품 가격에 일정 부분 영향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에 따라 다음 달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의 출고가도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고려했을 때 △일반형 10만 원 내외 △울트라 모델 15만 원 내외로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과 샤오미, 비보 등 경쟁 업체들도 상황은 같다. 애플은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 17프로의 가격을 인상했으며 다른 제조사들도 가격을 인상했거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PC와 태블릿 시장도 메모리 가격 상승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델은 최근 비즈니스용 노트북 가격을 30% 인상했고 에이수스도 최근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LG전자가 노트북 그램의 16인치 모델 가격을 전년 대비 소폭 인상했고 삼성전자도 노트북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원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카메라 부품 단가 낮추기, 디스플레이 사양 조정 등의 방안도 나오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이동통신 시장으로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나온다. 단말기 출고가 인상을 제한하면서 통신사와 유통망에 지급하던 판매장려금을 축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경우 유통망과 통신사 사이 출혈 경쟁 심화나 소비자 구매 비용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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