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은행권의 자금조달 여건에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증시 강세로 코스피 5000선이 가시권에 들어서면서 증권사로의 자금이동이 가속화된 영향이다. 은행들은 수신금리 인상으로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수익성 둔화와 대출을 늘릴 수 있는 여지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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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피는 지난 12일 전장 대비 0.84% 오른 4624.79로 장을 마친 데 이어 13일 0.81% 오른 4662.44에 거래를 시작했다./사진=김상문 기자 |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전장 대비 0.84% 오른 4624.79로 장을 마친 데 이어 이날도 0.81% 오른 4662.44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 지수는 전장보다 1.17% 오른 4639.89로 출발해 장중 한때 4652.54까지 오르기도 했다.
연일 상승세를 보이며 이르면 올해 1분기 중 코스피가 5000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증시로의 자금 쏠림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92조8537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9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한 달 전(79조3860억원)보다 16.9%(13조4677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증권사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채권 등을 거래하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둔 현금으로, 증시의 유동성과 투자 심리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예탁금은 통상 증시 기대감이 높아질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대로 은행의 대기성 자금으로 꼽히는 요구불예금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9일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총 645조6276억원으로, 지난해 말(674조84억원)보다 28조3808억원(4.21%) 감소했다.
요구불예금은 금리가 거의 붙지 않는 은행의 대표적인 저원가성 자원으로, 요구불예금 감소는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요구불예금 비중이 줄어들면 은행은 정기예금이나 은행채처럼 더 높은 금리를 지급해야 하는 자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은행들은 증권사로의 자금이동을 방어하기 위해 정기예금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예대마진 확대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다 은행권을 향한 정부의 '생산적 금융' 주문과 올해도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까지 더해지면서 은행의 대출 영업에 따른 수익성 확보에 대한 부담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당분간 리스크 관리와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춰 기존 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자본 효율성 제고를 핵심 과제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시 강세로 자금 이동이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의 조달 비용 상승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와 자본 효율성 제고 역량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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