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화학 기반 분리 기술로 폐자석 재활용…2027년 상업 가동 목표
[미디어펜=이용현 기자]고려아연이 첨단산업 핵심 소재로 꼽히는 희토류를 자체 생산하기 위한 기술 확보에 본격 착수했다.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인 희토류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미국의 전략과 맞물리면서 고려아연이 한미 핵심광물 협력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고려아연 CI./사진=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은 미국 기술 기업 알타 리소스 테크놀로지스와 희토류 생산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협력은 폐영구자석을 원료로 고순도 희토류 산화물을 재활용·정제해 생산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단순 원광 채굴이 아닌 ‘도시광산’ 기반 희토류 확보라는 점에서 기술적·산업적 의미가 크다.

알타 리소스 테크놀로지스는 맞춤형 단백질을 활용해 복잡한 혼합물 속 저농도 희토류 원소를 선택적으로 분리·정제하는 생화학 공정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기존 화학 공정보다 에너지 사용과 환경 부담을 줄이면서도 고순도 분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세대 희토류 생산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마치며 기술 경쟁력과 성장성을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양사는 이번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미국 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고려아연의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가 운영 중인 사업장 부지에 희토류 생산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상업 가동 목표 시점은 2027년으로, 초기에는 연간 100톤 규모의 고순도 희토류 산화물 처리·생산 능력을 확보한 뒤 단계적으로 증설할 방침이다.

생산 대상은 네오디뮴(Nd), 프라세오디뮴(Pr), 디스프로슘(Dy), 터븀(Tb) 등 전기차 모터·풍력발전·반도체·방산 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산화물이다. 특히 폐영구자석을 원료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원료 확보와 환경 규제 대응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구조로 평가된다.

고려아연은 이미 페달포인트를 통해 전자 폐기물, 스크랩 메탈, IT 자산 관리 등 자원순환 밸류체인을 구축해 왔다. 이그니오, 에브테라, 캐터맨 메탈스, MDSi 등 관련 기업 인수를 통해 희토류 산화물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희토류 사업은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에서 추진 중인 ‘크루서블 제련소’ 프로젝트와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아연·동 등 기존 제련 사업에 이어 희토류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 미국 내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고려아연의 전략적 가치가 한층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단순 신사업 진출을 넘어 고려아연의 사업 구조를 ‘금속 제련 기업’에서 ‘첨단소재·순환자원 기업’으로 전환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희토류 공급망을 국가 안보 이슈로 인식하는 상황에서 비중국계 희토류 생산 거점 확보는 중장기적으로 높은 정책적·사업적 레버리지를 제공할 수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미국 내 제련소 건설을 통해 한미 핵심광물 공급망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전략에 이어, 이번 협력은 희토류 분야에서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신뢰할 수 있는 희토류 공급망 파트너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네이선 래틀리지 알타 리소스 테크놀로지스 CEO 역시 “이번 파트너십은 미국이 오랫동안 논의해 온 희토류 공급망 안보를 실제로 구축하는 출발점”이라며 “미국 내 자원을 활용해 미국 제조업에 필요한 희토류 산화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