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주식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거둬들이고 국내 주식 점유율 싸움에 들어간 가운데 우리투자증권 역시 리테일 강화를 위해 여러 측면에서 포석을 두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비은행 자회사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와 맞물려 증권사 쪽에도 많은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금융업에 특화된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개발에도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업계 마케팅의 방향성이 국내 주식 쪽으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다. 이는 금융감독원장을 포함한 당국 주요 인사들이 최근 들어 직접 해외투자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예를 들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3일 오후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최근 코스피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해외 자산 가치 상승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해외 주식 투자 및 외화 금융상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현재 출시 준비 중인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및 개인투자자 환헤지 상품이 최대한 신속히 상품화될 수 있도록 업계 준비를 적극 지원해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최근 외화 예금·보험 등이 증가함에 따라 환율 변동에 따른 금융소비자 손실 위험도 커지는 만큼, 경영진 면담 등을 통해 금융회사의 과도한 마케팅, 이벤트를 자제하도록 지도해달라"고 당부하며 시선을 끌었다. 당국의 입장 표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며, 이미 증권업계는 해외투자 관련 이벤트는 물론 각사 유튜브 채널의 내용까지도 국내 쪽으로 비중을 높여둔 상태다.
결국 증권사들은 당국의 '지도' 때문에라도 국내 시장 마케팅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대형사와 중소형사들이 모두 국내 시장 리테일에 집중하게 된 가운데 우리투자증권 역시 점유율 확대를 위한 포석을 두기 시작했다. 올해로 출범 3년째를 맞은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5일부터 개인 전문투자자 지정심사 서비스를 도입하고 전문투자자 신청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본시장법상 투자자는 일반투자자와 전문투자자로 나뉘는데, 개인은 원칙적으로 일반투자자로 분류되지만 소득·자산·투자 전문성 등 요건을 충족하면 전문투자자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때 투자자 보호규제가 완화돼 투자 위험성도 확대되지만, 주식차입서비스에 대해 만기·종목별 한도를 적용 받지 않는 등 운신의 폭도 넓어진다. 우리투자증권이 개인 전문투자자 모집에 나선 것은 소위 '큰손' 투자자들을 모아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또한 기업용 AI솔루션 전문기업인 올거나이즈코리아와 AI 솔루션 구축 계약을 체결한 점도 눈에 띈다. 양사는 금융 업무에 특화된 AI 업무지원 플랫폼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고 공지했다. 현재까지는 챗봇 기능에 머물렀던 기존 AI 플랫폼을 넘어 금융 이해도와 실질적 업무수행 역량을 갖춘 AI 에이전트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모든 증권사들이 소위 인공지능 전환(AX)을 추진하고 있지만 우리투자증권은 전사적인 관점에서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플랫폼에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해킹이나 정보유출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강력한 보안 시스템도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외부망과 분리된 사내 구축형(온프레미스) 환경에 고성능 거대언어모델(LLM)을 도입해 내부 네트워크에서만 작동하게 하고 외부 접속을 원천 차단하는 방식이다. 증권사들의 보안 이슈도 잊을만 하면 한 번씩 불거지는 만큼 문제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한편 작년 말 연임이 확정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비은행 부문 자회사들의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 또한 올해 신년사에서 "디지털 채널의 기본 역량 확보와 함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오픈에 맞춰 리테일 고객 기반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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