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진출 NO, 최대목표 전장산업 역량 단기 확보

[미디어펜=김태우기자]자동차 전장(전자장치)산업분야에서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 IT업체들 간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이 분야 진출을 선언하며 새로운 경쟁구도가 그려질 전망이다.

더욱이 15년전 삼성자동차로 실패의 쓴잔을 맛본 삼성전자가 자동차관련 산업분야에 재진출을 알리며 스마트카와 자율주행자동차를 통해 과거의 설욕전을 치를 것이 예상되며 이 분야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중인 현대차그룹과 정면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9일 무인주행자동차와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부품과 기술개발을 전담할 자동차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자동차 전장 부분 진출을 선언했다./미디어펜DB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9일 무인주행자동차와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부품과 기술개발을 전담할 자동차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자동차 전장 부분 진출을 선언했다.

전장사업팀은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직속으로 신설됐다. 삼성전자의 전장사업팀은 각 사업부와 계열사에 흩어져있는 자동차 전장사업들 간의 협력을 강화해 단기간에 스마트카에 필요한 자율주행 기능 등의 핵심기술개방을 추진할 전망이다.

새로운 IT강자의 등장으로 전장산업의 비약적인 발전과 기업들 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자동차 전장이란 차량에 들어가는 모든 전기·전자·IT 장치를 말하는 것으로 텔레매틱스, CID(중앙정보처리장치), HUD(헤드업디스플레이), 차량용 반도체 등 쓰임새가 무궁무진해 기존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들 이외에 IT기업들이 차기 시장으로 바라보고 있다.

업계에선 글로벌 스마트카 시장 규모를 2013년 2100억달러에서 2018년까지 연평균 6.7%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자동차용 전장부품의 비중은 현재 약 30%에서 2030년 5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장부품 시장은 주로 섀시, 바디, 파워트레인 부문 위주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만 스마트카와 친환경차가 대중화 될수록 점차 안전, 인포테인먼트와 관련된 분야로 확대되며 매출 성장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재 전체차량 중 자동차와 IT 기술을 융합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커넥티드카의 비중은 약 20% 수준이지만 2018년엔 6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전장산업 분야의 성장을 가능성에 힘을 더하고 있다.

이미 구글은 2012년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자동차의 도로 시험면허를 취득해 100Km이상의 무사고 주행에 성공하고 업계 선두주자로 급부상했고 2014년 애플은 자동차 전용 인포테이먼트시스템을 통한 음성인식을 활용해 운전중 좀 더 안전한 차량 기능컨트롤을 가능케 했다.

이에 대응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앞서 휴대폰제조업체들이 피처폰과 스마트폰의 과도기에 격은 전처를 밟지 않기 위해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아우디는 2013년 구글에 이어 도로용 시험면허를 취득했고 기존 완성차 업체들 중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고 벤츠는 2013년 독일 남서부에서 100km 자율주행을 성공시키며 2020년 자율주행차 양산체제구축을 추진중이다.

국내업체 중 현대차그룹의 경우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있는 자율주행기술을 활용해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중이다.

   
▲ 현대자동차가 ‘2015 창조경제박람회’ 부대 행사의 일환으로 자율주행 선행기술을 시연하는 행사에서 제네시스DH 자율주행차가 서울 도심 한복판의 실제 도로를 달리고 있다./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에 필요한 반도체를 자체계발하기 위해 반도체 설계 전문 계열사인 현대오트론을 2012년에 세웠고 올해부터 2018년까지 스마트카, IT기술 개발에 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달 22일에는 2015 창조경제박람회 부대행사에서 자율주행시스템을 갖춘 제네시스DH 데모카를 통해 일반도로에서 자율주행을 시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스마트폰과 스마트가전 등을 통해 IoT와 텔레매틱스 같은 전장사업 분야의 핵심기술이 될 자율주행차량과 스마트카에 필요한 선행기술들을 활용해 왔다.

또 다양한 활용도를 지닌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나 투명 디스플레이, 반도체 기술 등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귀추가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아직 시작단계의 밑그림만 그려진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진출계획이지만 삼성전자의 선행기술이 자동차에 적용된다면 보다 비약적인 발전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사가 전장사업팀을 구성하고 진출계획을 밝힌 것은 완성차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전단계가 아니다”고 선을 그으며 “현재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을 위해 큰 밑그림만 그려놓은 상태이고 앞으로 구체적인 계획은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