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지난 3년 동안 공급 과잉이 지속되던 리튬 시장이 구조적으로 수요가 더 많은 시장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의 핵심 재료인 리튬 가격이 반등하면서 ESS(에너지저장장치) 위주 전략에서는 긍정적이나 향후 전기차 판매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 |
 |
|
| ▲ 칠레 염호에서 생산된 리튬.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사진=칠레 생산진흥청 |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리튬 시장은 약 1500톤 가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가격 상승은 단순한 공급 감소가 아닌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물량이 부족한 것이 원인이다. 이번 리튬 부족에 대해서 모건스탠리, UBS 등의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같은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물 리튬 가격은 이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탄산리튬은 지난 12월 1일 월 톤당 약 1만2600달러에서 13일 약 2만1400달러까지 상승했다. 중국 선물 시장에서는 톤당 가격이 2만1000~2만8000달러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는 지난 6개월 동안 수산화리튬의 최저 가격인 8200달러 대비 150% 이상 오른 수치다.
리튬의 부족은 호주, 칠레, 중국, 아르헨티나 등 몇 개의 국가에만 생산이 집중됐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생산국의 채굴 확대 속도가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통상 신규 광산은 생산까지 평균 16년이 소요되는데 2023~2024년 낮은 가격 사이클에서 투자가 억제돼 2028년까지는 공급에 공백이 생기게 됐다.
이 같은 수요는 AI(인공지능)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ESS 수요가 폭증하면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SS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노리고 있는 국내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에게는 단기적으로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각사는 칠레와 호주 등과 공급계약을 선제적으로 체결했다. 이를 통해 정해진 가격에 리튬을 공급받고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 시에는 상승된 리튬 가격을 적용할 수 있다.
| |
 |
|
| ▲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 ./사진=LG에너지솔루션 |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ESS 생산 능력을 50GWh 이상으로 확대하고 2026년부터 매출의 30% 이상을 ESS에서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SDI는 미국 스텔란티스 합작공장에서 기존의 전기차 배터리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해 2026년 말까지 30GWh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SK온은 기존 라인을 활용해 2026년 하반기부터 LFP(리튬, 인산, 철) 기반 ESS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리튬 가격 상승이 올해 내세운 전략과 맞물리면서 이점인 부분도 있으나 ESS 계약 성격이 단기적인 만큼 원자재 가격에 대한 시장 모니터링이 중요하다"며 "중국 기업과의 가격 경쟁도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3사가 주력으로 사용하는 수산화리튬 기반 배터리가 중국의 탄산리튬 배터리보다 가격 상승 압력이 더 커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배터리 원가에서 리튬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로 리튬의 가격 상승이 배터리 원가 상승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위축된 전기차 시장에 추가적인 타격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우려사항으로 꼽힌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 51% △삼성SDI 44% △SK온 52% 등으로 가동률이 불과한 가운데 전기차 원가가 올라가면 판매가 제한될 가능성이 커진다.
앞서 미국이 IRA 보조금을 축소하고 유럽은 전동화 계획을 연기해 전기차 시장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이에 주요 고객사였던 완성차업체들은 국내 3사와의 JV(합작법인)을 해체하는 등 파트너십이 매우 약화되고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기차 수요는 2350만 대로 전년 대비 9.4% 증가하는데 그칠 것:이라며 "전년도의 20.7%의 증가율에 비해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