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남의 도움을 받아가며 간신히 8강에 오른 한국 U-23(23세 이하) 축구대표팀 이민성호가 호주와 8강전에서는 추락한 자존심을 만회할 수 있을까.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대표팀이 오는 18일 새벽 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호주를 상대로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 우즈베키스탄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0-2로 패한 뒤 어깨가 처진 한국 대표팀 선수들. 힘겹게나마 8강에 오른 만큼 심기일전해 호주전에 대비해야 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이 8강에 오르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고,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조별리그 C조에 속했던 한국은 이란과 1차전에서 답답한 경기 끝에 0-0으로 비겼다. 레바논과 2차전에서는 4골이나 터뜨리며 4-2로 이기기는 했지만 두 차례나 리드를 뺏긴 뒤 어렵게 거둔 역전승이었다. 우즈베키스탄과 최종 3차전에서는 유효 슈팅 단 1개에 그치는 졸전을 펼치며 0-2로 졌다.

1승 1무 1패, 승점 4점을 얻은 한국은 우즈베키스탄(2승 1무, 승점 7)에 이어 조 2위로 8강행 티켓을 따냈다. 이미 탈락이 결정돼 있던 레바논이 3차전에서 이란을 1-0으로 이겨준 덕분에 한국은 겨우 탈락을 면할 수 있었다. 만약 이란이 레바논을 꺾었다면 한국은 이란에 밀려 그대로 짐을 쌀 뻔했다.

한국의 우즈벡전 완패가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우즈벡이 이번 대회에 U-21 대표팀을 출전시켰다는 점 때문이었다. 우즈벡은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U-21 대표팀을 내세웠는데, 한국은 평균 연령이 만 20세도 안되는 우즈벡에 쩔쩔 매며 무기력하게 졌다.

이로 인해 한국은 8강에 진출했음에도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아야 했고, 8강전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히 떨어져 있다.

한국의 8강 상대 호주는 D조에서 2승 1패의 성적으로 조 1위를 차지한 팀이다. 호주는 중국에 0-1로 패하며 다소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가라앉은 분위기의 한국에는 껄끄러운 상대라 할 수 있다.

한국은 U-23 대표팀 간 역대 전적에서 호주에 9승 4무 3패로 우위지만 이민성호는 국내에서 치른 호주와 두 차례 평가전에서 1무 1패로 밀렸다. 두 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고 이겨보지도 못했다.

   
▲ 한국 U-23 축구대표팀 이민성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의 U-23 아시안컵 역대 최고 성적은 2020년 대회에서 기록한 우승이다. 가장 최근에 열린 2024년 대회에서는 8강에서 인도네시아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탈락했다. 당시 황선홍 감독이 이끈 한국은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인도네시아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2년 전의 아픈 기억이 있는 한국으로서는 이번 대회에서 6년 만의 정상 탈환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조별리그부터 부진의 연속이었고, 호주와 8강전 승리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이 호주를 꺾고 4강에 오른다면 한-일전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조별리그 B조에서 3전 전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하며 가볍게 8강에 안착했다. 일본 역시 우즈벡과 마찬가지로 이번 대회에 U-21 대표팀을 출전시켰는데, 조별리그 3경기에서 10골 0실점이라는 압도적 경기력을 과시했다. 지난 대회 우승팀 일본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고, 요르단과 8강전 승리가 예상된다.

이민성호가 우즈벡전 패배의 충격을 털어내고 새롭고도 비장한 각오로 나서야 두 대회 연속 4강 진출 실패의 수모를 면할 수 있다. 이번 U-23 아시안컵이 오는 9월 일본에서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의 전초전 성격이라는 점에서 한국 대표팀의 분발이 더욱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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