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쿠팡’에도 물량은 그대로…내수 택배의 구조적 한계 드러나
CJ·한진·롯데, 해답은 해외…크로스보더 물류로 눈 돌리는 택배업계
[미디어펜=이용현 기자]쿠팡 이용자 이탈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이 흐름이 전통 택배사들의 물량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증권가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택배업계는 내수 전자상거래를 대체할 성장 동력으로 직구·역직구 등 국경 간 전자상거래(크로스보더 물류)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 CJ대한통운 운송트럭./사진=CJ대한통운 제공

16일 증권가에 따르면 쿠팡의 전월 대비 월간 활성 이용자(MAU)의 감소 폭은 아직 '탈쿠팡'을 진단하기엔 미미한 숫자로 분석됐으며, 오히려 쿠팡의 커머스 매출은 작년 12%의 성장과 더불어 올해도 10%대의 성장이 전망됐다.

작년 기준 택배 물동량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65억 박스 수준이 예상되는데 전년 대비 증가분의 대다수는 쿠팡 물량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쿠팡 이탈 물량이 CJ대한통운·한진·롯데택배 등 전통 택배사의 취급 물량 증가로 직결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주 7일 배송 확대, 단가 인하 경쟁, 인건비 상승까지 겹치며 수익성 압박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쿠팡발 변수 하나로 구조적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택배업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해외로 향하고 있다. 특히 직구·역직구를 포함한 국경 간 전자상거래 물류는 내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성장 축으로 꼽힌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산업리서치 기관 Mordor Intelligence는 한국의 국경 간 전자상거래 물류 시장 규모를 2025년 약 49억5000만 달러로 추정했으며, 2030년까지 69억1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더불어 예측 기간(2025-2030) 동안 연평균 성장률(CAGR) 역시 7.09%로 분석됐다. 글로벌 플랫폼을 통한 해외 판매와 해외 소비자의 한국 상품 구매가 동시에 늘어나면서 물류 수요 역시 구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이에 국내 주요 택배사들도 내수 물량 정체를 돌파하기 위한 대안으로 직구·역직구 등 크로스보더 물류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글로벌 물류 자회사 및 현지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북미·동남아를 중심으로 국제 특송과 풀필먼트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으며, 인천 글로벌물류센터(GDC)를 기반으로 통관·보관·출고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셀러의 해외 직판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진은 일본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재팬과의 협력을 통해 집하부터 일본 현지 배송까지 연결하는 ‘원클릭’ 크로스보더 물류 서비스를 운영하며 항공·해상 포워딩과 연계한 통합 물류 모델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아시아·미주·유럽 등 해외 거점 확충을 바탕으로 국제 포워딩과 특송, 통관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이커머스 셀러 대상 국제 배송 솔루션을 확대 중이다. 

업계에서는 크로스보더 물류가 단기간에 내수 택배 감소분을 모두 보완하기는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영역으로 평가한다. 내수 택배가 가격 중심의 경쟁에 갇혀 있는 반면, 국경 간 물류는 서비스 복잡도와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아 차별화 여지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쿠팡 이탈이 곧바로 물량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이미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이제 택배업계의 경쟁은 국내 시장 점유율도 중요하지만 크로스보더 물류에서 운영 경험과 네트워크 확보가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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