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성준 기자] 쿠팡이 대규모 개인정보유출 피해에 대한 보상으로 내놓은 ‘구매이용권’ 지급이 시작됐지만, 이를 받아든 소비자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까다로운 사용 조건과 기간 제약 등 ‘실효성 없는 기만책’이라는 비판과, 생필품 등을 ‘0원’에 구매할 수 있어 쏠쏠하다는 호응이 공존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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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전날부터 개인정보유출 피해자에게 5만 원 상당 ‘구매이용권’ 지급을 시작했다. 쿠팡 앱 내 배너를 통해 이용권을 다운로드 받는 방식으로, 지급 대상은 탈퇴 회원을 포함해 개인정보유출 통지를 받은 모든 고객이다. 한번 이용권을 받으면 상품 구매시 자동으로 적용된다는 것이 쿠팡 측 설명이다.
쿠팡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는 마음으로, 불편을 겪은 고객들에게 구매이용권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구매이용권은 쿠팡 계정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개인정보 유출 관련 안내를 받은 고객들에게 제공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쿠폰 적용에는 ‘자동’ 이상의 제약이 존재했다. 먼저 사용 기간이 오는 4월15일까지로, 기간 만료 후 자동으로 삭제된다. 또 구매이용권 차액이 별도 환불되지 않아 보상을 온전히 받으려면 쿠팡은 5000원,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는 2만 원 이상 상품을 구매해야 한다. 도서, 분유, 상품권, 전자담배, 전통주, 유심(USIM) 등 20여 종 제품에는 사용할 수 없다. 특히 비와우회원의 경우 로켓배송 상품은 기준금액 미만으로 구매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에 무늬만 보상안일 뿐, 실제론 와우 멤버십 마케팅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쿠팡 트래블에서 판매하는 치킨·피자·커피 등 모바일쿠폰 등 구매가 차단되면서 ‘소비자 기만’이라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은 발표 당시부터 트래블과 알럭스 등 소비자 사용 빈도가 낮은 플랫폼이 보상액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생필품 대비 수요가 적은 여행상품·명품 등이 주를 이룬 만큼, 소비자들은 해당 플랫폼에서 구매할 수 있는 각종 기프티콘(모바일 상품권) 등 ‘쿠폰 활용 팁’ 등을 공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쿠팡이 해당 카테고리 상품 구매에 제한을 두면서, 보상안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붓는 양상이 됐다.
이번 사태로 ‘탈팡’했다는 김모씨(30대·서울 강동구)는 “쿠팡에 더 이상 개인정보를 맡길 수 없다는 생각에 탈퇴했는데, 피해 보상을 받으려면 다시 쿠팡에 가입하라는 말인가”라며 “자기들 회원이 아니라면 피해를 인정하지 않겠다, 그러니 보상할 필요도 없다 뭐 이런 뻔뻔한 태도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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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 앱에서 '5000원 구매이용권'을 적용한 상품들 모습./사진=쿠팡앱 갈무리 |
반면 이번 보상안을 쏠쏠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소비자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쿠팡에서는 조건에 맞는 5000원 안팎의 상품을 ‘0원’ 또는 몇 백 원대에 구매할 수 있고, 쿠팡이츠에서는 ‘1인분’ 메뉴 등을 반값 수준으로 주문할 수 있었다. 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눈썰매장과 놀이공원 입장권을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했다는 후기가 게시되기도 했다.
전날 쿠팡이츠에서 구매이용권을 사용했다는 박모씨(30대·경기 남양주시)는 “쿠팡의 대응이 괘씸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굳이 주겠다는 보상을 안 쓸 이유가 없다고 느꼈다”면서 “어제 퇴근 후 9000원 짜리 1인분 메뉴를 4000원에 주문해 한 끼를 잘 해결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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