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해외 사업에 운명 갈린 건설사들
올해도 핵심 키워드는 '안전·해외·리스크'
[미디어펜=박소윤 기자]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지난해 주요 건설사들의 연간 실적 윤곽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원가 부담과 주택 경기 부진이라는 공통된 악조건 속에서 기업별 성적표는 '안전 사고'와 '해외 사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지난해 연간 실적 추정치가 나오고 있다. 안전 사고로 인한 여파와 해외 현장이 연간 실적 희비를 가른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8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6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1조 원을 웃돌았던 실적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대폭 낮아진 것이다. 해외 대형 프로젝트와 계열사 발주 물량 감소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 역시 지난해 매출 8조5262억 원, 영업이익 39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외형과 수익성 모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택 시장 침체가 장기화한 데다 일부 해외 현장의 공정이 둔화되면서 실적이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해외 사업 리스크는 현대건설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이 말레이시아 전력 플랜트와 폴란드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에서 발주처로부터 계약이행보증금 청구(본드콜)를 당하면서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단, 전년 1조 원대 적자에서 벗어나 지난해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재해는 실적을 가르는 또 다른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발생한 중대재해 여파로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만 2616억 원에 달하는 데다, 공사 중단에 따른 손실이 추가로 반영될 예정이다. 잇단 사고로 인한 공정 차질과 비용 증가가 수익성 직격탄이 된 것이다.

반면 비용 통제와 선별 수주 전략을 앞세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거뒀다. DL이앤씨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3981억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큰 폭의 회복이 예상된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원가 관리에 집중한 전략이 효과를 냈다는 평가다.

GS건설 역시 지난해 매출 12조5982억 원, 영업이익 4950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사업 구조 조정과 비용 절감 기조를 강화한 결과로 해석된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3070억 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성 방어와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경영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산업재해가 기업 이미지와 실적에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안전 투자 강화를 '선택 아닌 생존'으로 바라보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DT)을 통한 공정 관리와 원가 통제 강화도 주요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은 경기 영향과 더불어 기업별 리스크 발생 여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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