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의 힘으로 4800선 안착… 주가 레벨 정당화할 '실적 검증' 필수
다음 주 본격 실적 시즌 돌입… 반도체·조선·전력기기 '맑음'
"기대감으로 오른 테마주 경계… 숫자가 찍히는 종목에 집중해야"
[미디어펜=홍샛별 기자]파죽지세로 내달리던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800선 고지를 밟았다. 풍부한 유동성과 외국인·기관의 수급이 밀어 올린 상승장이었다면, 이제는 기업들의 실제 성적표인 '실적'으로 현재의 주가 레벨을 증명해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

   
▲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800선 고지를 밟으며 이제 시장의 관심은 다음 주부터 본격화 될 4분기 실적 발표에 쏠리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16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3.19포인트(0.90%) 오른 4840.74로 장을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장중 한때 4855.61까지 치솟기도 했다.

수급 주체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050억 원, 3368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실적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 수급이 '사자'세로 돌아선 것이다. 반면 개인은 고점 부담에 9360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다음 주부터 본격화될 2025년 4분기 실적 발표로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의 지수 상승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펀더멘털(기초체력)'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유동성의 힘으로 올라온 지수가 4800선 위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기업 이익이 예상치(컨센서스)를 충족하거나 상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시선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가 기대되는 업종으로 향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반도체, 조선, 전력기기 등 수출 주도형 섹터의 눈높이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는 추세다.

먼저 코스피 상승의 일등 공신인 반도체 섹터는 메모리 업황 회복과 AI(인공지능) 수요 확대에 힘입어 호실적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 가격 상승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4분기 실적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종 역시 '슈퍼 사이클' 진입에 따른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 이미 확보해 둔 3~4년 치의 넉넉한 수주 잔고와 선가 상승분이 매출로 인식되면서, HD현대중공업 등 주요 조선사들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전력기기 섹터도 숨은 알짜로 꼽힌다. 북미 지역의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와 AI 데이터센터 급증에 따른 전력 수요 폭발로 변압기 등을 생산하는 HD현대일렉트릭, LS ELECTRIC 등의 수주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출 물량이 워낙 견조해 이익 성장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실적 시즌이 도래한 만큼, 단순한 기대감이나 테마에 편승한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수가 사상 최고치인 4840선에 도달했다는 것은 그만큼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졌다는 의미"라며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하는 종목들처럼 확실하게 숫자가 찍히는 실적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하는 '옥석 가리기'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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