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업계 한파에도 아동용 가구 매출 '나홀로' 두 자릿수 성장
한 번 사서 성인까지…'모듈 가구' 전략, 실속파 부모 마음 잡았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부동산 한파로 가구 업계가 긴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자녀를 위한 '키즈 가구' 시장만큼은 무풍지대다. 경기 침체에도 자녀에게만큼은 투자를 아끼지 않는 '골드키즈(Gold Kids) 불패' 공식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는 평가다.

17일 신세계까사에 따르면 신학기 시즌을 앞둔 최근(지난해 12월~올해 1월 초) 주니어 가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신장했다. 가구 업계 전반이 주택 거래 절벽의 직격탄을 맞고 매출 방어에 급급한 상황에서 나온 괄목할 만한 성적표다.

이는 가구업계 전반의 상황과 대조적이다. 통상 가구 산업은 주택 매매 거래량과 비례해 움직이는데,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한샘, 현대리바트 등 주요 기업들의 일반 가구(침실·거실) 매출은 정체되거나 역성장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3040 세대가 대출 이자 부담으로 본인들이 쓸 소파나 식탁 교체는 무기한 미루고 있지만, 자녀의 입학이나 진급 시즌에 맞춰 아이 방을 꾸며주는 비용은 '필수 지출'로 여기고 있다"며 "불황이 만들어낸 소비의 이중적 풍경"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기현상의 배경에는 저출생이 낳은 '텐 포켓(Ten Pocket)'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한 명의 자녀를 위해 부모는 물론 조부모, 이모, 삼촌 등 주변 친인척 10명이 지갑을 연다는 뜻이다.

신세계까사는 이 점을 파고들었다. 신세계백화점을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 "내 아이에게는 남들과 다른 특별한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강남권 학부모 등의 프리미엄 니즈를 정조준했다. 기존 알록달록한 아동 가구 대신, 고급 원목과 차분한 컬러를 사용해 성인 가구 못지않은 디자인을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 신세계까사_까사미아 '뉴아빌' 시리즈./사진=신세계까사 제공


화려한 디자인 뒤에는 철저한 '불황형 실속 전략'도 숨어있다. 이번 매출 성장을 견인한 '뉴아빌' 시리즈의 핵심은 '모듈(Module) 시스템'이다.

과거에는 초등학생 때 산 아동용 책상을 중학생이 되면 버리고 새로 샀지만, 이 제품은 다리 높이를 조절하거나 상부장을 떼어내는 방식으로 성인이 될 때까지 변형해 사용할 수 있다.

초기 구매 비용이 다소 비싸더라도, 생애 주기를 따져보면 오히려 이득이라는 3040 부모들의 '스마트한 계산법'을 정확히 공략한 것이다. 단순히 비싼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실패 없는 소비'를 제안한 전략이 적중했다.

주니어 가구 시장은 그동안 일룸('로이' 시리즈)과 한샘('조이' 시리즈)이 양분해 온 '철옹성'이었다. 하지만 신세계까사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며 시장 판도가 '3파전'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신세계까사는 절대적인 매출 규모는 아직 선두 업체에 못 미치지만, '성장 속도' 면에서는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기존 브랜드의 디자인과 구성에 식상함을 느낀 소비자들이 새로운 대안으로 신세계까사를 선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신세계까사 관계자는 "주니어 가구는 단순히 잠자고 공부하는 곳을 넘어 아이의 취향과 정서 발달을 돕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디자인 차별화와 모듈형 확장을 통해 '골드키즈'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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