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태민 기자]지난해 정부가 공적 재원을 통해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지급한 전세보증금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사기 여파로 급증하던 전세금 대위변제 흐름이 꺾이면서 시장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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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지급한 전세보증금 규모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1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금 반환보증 대위변제액은 1조793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4년 3조9948억 원 대비 55.1% 감소한 수치다. HUG에서 전세금 대위변제가 처음 발생한 2015년 이후 연도별 기준으로 대위변제액이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세금 반환보증 제도는 2013년 도입돼 현재 공공 보증기관인 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 민간 보증기관인 SGI서울보증이 운영하고 있다. 집주인이 계약 종료 이후에도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보증기관이 세입자에게 먼저 보증금을 지급한 뒤, 구상권을 통해 집주인에게 회수하는 구조다.
HUG의 전세금 대위변제액은 제도 시행 이후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전세 사기가 확산되면서 급증했다. 2015년 1억 원에 불과했던 대위변제액은 2019년 2837억 원, 2022년 9241억 원으로 늘었고, 2023년 3조5544억 원, 2024년 3조9948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지난해 들어 증가 흐름이 꺾였다. 대위변제 건수 역시 2024년 1만8553건에서 지난해 9124건으로 50.8% 감소했다. 연도별 기준으로 대위변제 건수가 줄어든 것은 2017년 이후 두 번째다.
대위변제 규모와 건수가 동시에 감소한 가장 큰 배경으로는 전세금 보증사고 자체가 크게 줄어든 점이 꼽힌다. 계약 만료 시점에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례가 줄어들면서 전세 사기가 정점을 지나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전세금 보증사고액은 1조2446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2024년 4조4896억 원 대비 72.3% 급감했다. 같은 기간 보증사고 건수도 2만941건에서 6677건으로 68.1% 줄었다.
이 같은 변화는 HUG가 2023년 5월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 기준을 강화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당시 보증 대상 주택의 부채비율 기준을 100%에서 90%로 낮추면서 고위험군 보증 만기 물량이 감소했다.
여기에 더해 전세보증채권 회수율이 크게 개선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HUG의 전세보증채권 회수율은 2023년 14.3%, 2024년 29.7%에 이어 지난해 84.8%까지 급등했다.
HUG 관계자는 "집주인 대신 전세금을 갚아준 주택을 직접 경매로 낙찰받아 전세로 공급하는 '든든전세주택' 사업과 HUG가 채권자로서 임차인의 대항력 포기를 신청해 낙찰자가 전세금을 인수하지 않는 '인수 조건 변경부 경매' 활성화의 영향"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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