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최근 7년 동안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철강과 기계 산업은 경쟁력이 약화된 반면 자동차와 반도체는 경쟁력이 강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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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한국은행 제공. |
18일 한국은행의 '주요 품목별 수출 경쟁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미국 관세 인상 등 통상환경 악화 속에서도 3.8% 늘어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돌파했지만, 외형적 성장과 달리 우리나라 수출의 글로벌 점유율은 2018년 이후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전체 수출 점유율 하락의 원인 등을 확인하기 위해 수출 대상국의 수입 수요 여건 등을 통제한 뒤 순수하게 공급 측면에서 2018∼2024년 주요 수출 품목의 품목·시장 경쟁력을 측정한 결과, 철강과 기계의 경우 2018년 이후 품목·시장 경쟁력이 모두 하락했다.
철강은 2010년대 중반 중국의 설비 증설과 부동산 불황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중국산 저가 품목이 세계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기계의 경우 중국의 범용기계가 저가로 수출되면서 우리나라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졌다.
화학공업 제품은 2010년대 말 중국의 석유화학 설비 증설과 미국의 셰일가스 부산물 범용제품으로 위협받았지만, 특수제품 비중을 늘려 품목 경쟁력이 개선됐다. 그러나 대(對)중국 시장의 경우 2022년을 기점으로 중국이 배터리 소재 등을 중심으로 자급 체제를 강화하면서 경쟁력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반면 자동차 산업은 같은 기간 해외 생산 확대 등의 영향으로 시장 경쟁력은 다소 약해졌지만, 품목 경쟁력은 뚜렷하게 개선됐다. 2010년대 말 고급차 브랜드를 선보이고, 품질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린 데 이어 내연기관과 별도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2022∼2024년 전기차 경쟁력까지 높인 결과로 분석된다.
반도체 산업에서는 국내 메모리업체가 HBM(고대역폭메모리)과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경쟁국 업체보다 빠르게 개발·상용화하면서 품목 경쟁력이 한 단계 도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2022∼2024년 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시장 경쟁력이 약화됐다. 정부의 강력한 반도체 육성 정책을 바탕으로 중국 업체들이 메모리 양산 능력을 확대하며 범용제품 위주로 시장을 잠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철강과 화학공업제품 등 경쟁력이 떨어진 품목은 현재 추진 중인 구조조정을 통해 기술 고도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에 집중하고 반도체·자동차 등은 연구·개발(R&D) 지원과 기술 보안을 통해 우위를 굳히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보호무역 강화에 대응해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 네트워크를 확충해 통상 비용을 낮춰 우리 기업의 시장 경쟁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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