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열리는 제76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영화 '내 이름은' 포럼 부문 공식 초청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배우 염혜란이 베를린 레드 카펫에 선다.

염혜란이 주인공을 맡고, 정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내 이름은'(영어명 My name)이 내달 1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제7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초청됐다.

'내 이름은'은 제주 4.3 항쟁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이름을 버리고 싶어 하는 18세 소년과 이름을 지키고 싶어 하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렸다. 염혜란은 이 작품에서 홀로 아들을 키우며 기억 속 진실을 마주하는 '어멍'(어머니라는 뜻의 제주 사투리) 역을 맡았다.

   
▲ 염혜란이 영화 '내 이름은'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레드 카펫을 밟을 수 있게 됐다. /사진=렛츠필름·아우라픽쳐스 제공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로 꼽히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포럼 부문은 독창적이고 도전적인 색채를 가진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섹션. 1997년 한국 영화로는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 처음 초청된 후 다음 해에는 장윤현 감독의 '접속'과 김지운 감독의 '조용한 가족'이 초청됐고, 2024년에는 장재현 감독의 '파묘'가 초청되기도 했다.

영화 '내 이름은'에 대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측은 "비극적인 역사가 남긴 트라우마를 세대를 넘어 섬세하게 비추며, 오랜 침묵을 깨는 작업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린국제영화제는 다른 두 영화제인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칸느국제영화제와 비교해 정치색이 짙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인지 베네치아나 칸느와 달리 한국 영화가 대상을 수상한 적은 없다. 다만 과거 홍상수나 김기덕 감독이 감독상을 받은 적은 있다. 특히 홍상수는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과 감독상, 각본상을 받으며 한국 감독으로 가장 많은 상을 받았고, 이후 '베를린 최애 감독'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번 정지영 감독의 '내 이름은'은 공식 경쟁 부문 초청은 아니기에 본상 수상의 기회는 없겠지만, 그래도 영화의 소재가 제주 4.3 항쟁이라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아픔이면서 다분히 정치적인 색채를 띠고 있기 때문에 부문상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한편 이번 베를린국제영화제에는 '내 이름은' 외에도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세계적인 관심을 끈 유재인 감독의 장편 데뷔 영화 '지우러 가는 길'이 '제너레이션 14플러스'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이 부문에서는 2019년 김보라 감독의 '벌새'가 부문 대상인 국제심사위원상을 받은 바 있다.

정지영 감독, 염혜란 주연의 '내 이름은'은 베를린국제영화제를 다녀온 후 4월 경 국내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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