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성준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새해 초 이마트 죽전점과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을 연이어 찾으며 현장 경영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를 단순한 점포 점검이 아닌, 대형 복합몰 중심에서 생활권 밀착형 채널로 무게중심을 옮기려는 신세계 유통 전략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소비 침체 속에서 ‘어디에 여느냐’보다 ‘어떻게 일상에 스며드느냐’가 중요해진 만큼, 정 회장이 직접 현장에서 새로운 성장 해법을 점검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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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6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경기 파주시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 4층에서 개장을 앞둔 아트 체험 놀이 공간 ‘크레욜라 익스피리언스’에 대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신세계그룹 제공 |
19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용진 회장은 지난 16일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을 찾아 현장경영에 나섰다. 지난 6일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을 방문한 데 이어 올해 2번째 현장경영이다.
정용진 회장은 이날 “고객이 찾아오길 기다리는 걸 넘어 고객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필요하다”면서 “고객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면 고객 역시 우리에게 한 발짝 더 다가오고 우리와 고객 사이 거리는 그만큼 확 좁혀진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앞서 신년사에서 올해를 ‘다시 성장하는 해’로 정의하며 “1등 기업에 맞는 ‘탑(Top)의 본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패러다임 시프트’는 정 회장이 성장을 위해 제시한 실천 방안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기 위해선 고객을 중심으로 기존 개념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철학이다. 정 회장이 새해 초부터 스타필드마켓 죽전점과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에서 연이어 현장 행보를 펼친 것도 이같은 ‘패러다임 시프트’를 한층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은 신세계그룹 유통 채널의 ‘패러다임 시프트’가 시작된 핵심 거점이다. 2024년 8월 이마트 점포 중 처음으로 ‘스타필드 DNA’를 접목한 매장으로, 휴식·체험 공간과 테넌트를 확대하기 위해 대형마트 성공 공식이던 ‘판매 면적’을 과감히 줄였다. 고객에게 단순히 장보기를 넘어 ‘머물고 싶은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정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이 같은 혁신 전략은 성과로도 이어졌다. 새단장 이후 2025년에는 전년 대비 매출이 28% 증가했으며, 방문객수는 22% 늘어났다. 지역민이 찾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으면서 지난해 ‘매출 1위 점포’ 타이틀을 차지하기도 했다. 체험형 공간 확대가 성공의 핵심 열쇠로 입증된 만큼, 정 회장은 앞서 죽전점을 찾은 현장에서도 체류형 시설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정 회장은 기존 매장 및 경쟁 점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가 더 필요하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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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파주시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 내 '북스테어' 공간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 역시 ‘문 앞 복합쇼핑몰’이라는 신규 콘셉트가 적용된 상징적인 매장이다. 기존처럼 차를 타고 찾아가는 복합쇼핑몰에서 나아가 언제라도 놀러갈 수 있는 공간을 새롭게 제시했다. 이는 사람들이 일상을 보내는 지역 커뮤니티로 좀 더 가깝게 접근해, ‘스타필드’가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고객 경험을 더 널리 공유하겠다는 정 회장의 고객중심 경영 철학과도 궤를 같이 한다. 실제로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은 지난달 5일 문을 연 이래 한 달여 만에 100만 명이 방문하며 ‘지역 밀착형 모델’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스타필드’ 모델을 기존 대형마트에 이어 생활 밀착형 커뮤니티까지 확대하는 것이 고객의 시간과 일상을 모두 장악하겠다는 ‘유통 그물망 전략’으로 보고 있다. 대형복합몰 스타필드를 시작으로 대형마트인 스타필드 마켓, 접근성을 높인 스타필드 빌리지를 촘촘히 연결해 고객을 신세계 생태계 안에 락인(Lock-in)하는 효과를 노린다는 구상이다.
10일 간격으로 이어진 현장 경영 행보도 임직원들에게 이 같은 전략의 실현을 위한 행동력을 독려하는 차원이라는 평가다. 정 회장은 ‘탑의 본성’을 ‘세상에 없던 아이디어를 내고 한 발 앞서서, 한 박자 빠르게 실행하는 것’으로 정의하면서, 새로운 고객 가치 발굴에 비견되는 발 빠른 실행력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고객이 사랑하는 ‘1등 기업’으로 남기 위해선 고객 요구를 재창조하는 속도를 늦춰선 안 된다는 복안이다.
정 회장은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을 꼼꼼히 살펴보며 “아이를 위해 부모들이 오거나, 부모가 가고 싶어 아이가 따라와도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곳”이라며 “우리 그룹이 추구해온 공간 혁신이 한 단계 더 진화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고객이 즐거움을 느끼는 공간이 더 많은 사람들의 집 더 가까이에 있다면 고객의 일상이 얼마나 좋아지겠냐”며 “신세계그룹과 내가 쉴 수 없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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