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우리'와 '신의 악단' 1, 2위...'아바타 3'와 '주토피아 2' 밀어내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연초가 막 지난 1월 중순, 그리고 설 연휴는 아직 한 달 쯤 남은 시기, 극장가에서는 가장 애매한 시기다. 연말 연시의 특수와 설 연휴 성수기의 틈에 낀 그런 시기다. 연중 극장가 입장에서는 최악의 비수기라는 말까지 한다. 

그런데 아무리 그런 시기라지만, 지난 해 성탄과 연말을 기해 개봉한 할리우드 대작들이 아직 적잖은 상영관에 걸린 상태에서 한국 영화가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는 '역량'을 보이고 있다. 비수기라지만, 고무적인 현상으로 보여진다.

20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멜로물인 구교환과 문가영 주연의 영화 만약에 우리'가 극장가가 가장 한산한 19일 월요일 하루에 4만 8000여 명의 관객이 들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 2일 오전 9시 현재 박스오피스 1위와 2위, 그리고 4위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 영화 '만약에 우리'(왼쪽), '신의악단'(가운데), 그리고 '핱맨'./사진=쇼박스, CJ CGV,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해 12월 31일 개봉했는데, 개봉 20일 만에 16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 모아 한국 영화에서는 대체로 약세인 멜로물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 뒤를 이어 북한을 소재로 한 영화 '신의악단'이 딱 절반 수준인 2만 4000여 명의 관객을 모아 2위, 그리고 '돌아온 남자' 권상우와 문채원의 코믹 로맨스 '하트맨'이 1만 1000여 명을 넘겨 4위를 기록했다.

지난 연말부터 맹위를 떨치며 '천만 영화'를 운운하기도 했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 불과 재'(이하 '아바타 3')는 총 관객수 640만에 육박했다. 하지만 하루 관객수가 2만 명에도 미치지 못하며 확실히 힘이 빠지는 분위기다. 박스오피스에서도 3위로 내려앉으며 이런 상태로는 '천만 영화'를 가기는 역부족으로 보이기도 한다.

지난 해 개봉한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2'는 전 세계 매출 2조 5000억 원을 넘기며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의 매출을 올리긴 했지만, 한국에서는 하루 1만 명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관객을 동원하며 사실상 '천만 영화'는 물 건너갔고, 서서히 스크린에서 내려올 준비를 할 것으로 보인다.

'아바타 3'나 '주토피아 2'는 2월 초가 되면 잇따라 개봉을 앞둔 블록버스터급 한국 영화들에게 스크린을 내줄 예정이다. 이번 설 연휴 극장가는 블록버스터급 한국 영화 몇 작품과, 소소한 규모의 할리우드 영화, 그리고 오히려 경쟁력이 충분한 한국이나 유럽의 독립 영화가 스크린을 장악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아무튼 연내 최악의 비수기라는 1월 중순이라지만, 박스옾피스 5위권에 한국 영화가 3편이나 걸려있고, 또 그게 할리우드 대작들을 제치고 만들어낸 것이라 소소한 희망으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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