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연봉자 근로시간 단축 비판…금융당국은 '신중'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은행권 전반에 '주 4.5일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은 주 4.5일제 시행에 앞서 금요일 1시간 조기 퇴근하는 '주 4.9일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데, 이는 주 4.5일제의 연착륙을 위한 과도기적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고연봉 은행권의 근로시간을 둘러싼 사회적 합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도 제기된다. 

   
▲ 은행권은 주 4.5일제 시행에 앞서 금요일 1시간 조기 퇴근하는 '주 4.9일제'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노사는 지난 18일 주 4.9일제 도입을 담은 노사 잠정 합의안을 체결했다. 금요일 퇴근 시간을 오후 6시에서 5시로 앞당기고, 오후 5시에 은행 내 모든 PC 전원을 차단하는 방식 등 구체적인 운영 방안도 합의안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세부 내용은 조합원 투표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은 이미 이달 7일부터 수요일과 금요일 퇴근 시간을 각각 한 시간씩 앞당기되, 교육과 연수 목적의 비대면 강의를 이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1시간 단축 근무는 형식적으로는 단축된 시간 동안 온라인 강의를 이수하는 조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직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NH농협은행도 지난해 말 노사 합의를 통해 매주 금요일 근무시간을 1시간 단축하는 조기 퇴근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해당 제도는 올해 1분기 중 시행될 예정이며, 농협 금융 및 농협 중앙회 계열 전반에 적용될 전망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지난해 말 금요일 근무시간을 1시간 단축하는 조기 퇴근제 도입을 위한 노사 잠정 합의안을 타결했으며, 우리은행은 이달 23일 예정된 노조 이·취임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조기 퇴근제 도입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금요일 1시간 조기 퇴근제가 도입되더라도 영업점 운영시간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오후 4시까지 유지돼 금융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게 금융노조 측 입장이다. 다만 사회적 합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연봉 1억원을 넘는 고연봉 은행 근로자들의 근로시간 단축을 둘러싼 비판 여론도 적지 않다.

이에 금융당국은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11월 금융노조와의 간담회에서 "금융권의 여건이 다른 업종보다 앞서 있다는 점에서는 공감한다"면서도 "금융소비자 불편과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신중하게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