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상법 개정안, 이르면 1월 임시국회 내 처리
민주당, 정년 연장 올해 재추진 예정
지난해 올해도 반기업법 입법으로 재계 부담 확대
입법 속도 조절·충분한 의견 수렴 요구 확산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올해도 기업 경영을 옥죄는 법안들이 잇따라 예고되면서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차 상법 개정안은 물론 정년 연장 등이 추진되면서 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반기업적 입법 움직임에 대해 속도 조절과 충분한 의견 수렴을 요구하고 있다. 

   
▲ 올해도 기업 경영을 옥죄는 법안들이 잇따라 예고되면서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국회 본회의장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0일 재계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21일 3차 상법 개정안에 대해 심사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1월 임시국회에서 3차 상법 개정안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3차 상법 개정안의 핵심은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 1년 이내 소각해야 하고,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도 18개월 내 소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사주 처분계획도 매년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아야 한다. 

국민의힘은 3차 상법 개정안에 대해 경제를 살리는 법이 아니라 기업을 흔들고 일자리를 줄이는 법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재계에서도 자사주를 통해 위기나 적대적 M&A 등에 활용해왔으나 소각 의무가 현실화되면 경영전략의 유연성이 크게 제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1차·2차 상법 개정안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도 크다. 

이에 경제단체들은 3차 상법 개정안에 대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경제8단체(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한국상장회사협의회·코스닥협회)는 합병 등의 과정에서 비자발적으로 취득한 자사주에 대해서는 소각 의무 면제를 주장했으며, 주총의 특별결의 절차하자고 주장했다. 

또 주총 승인 기간도 1년에서 3년으로 확대하고, 자사주 소각 유예기간을 1년으로 늘려 총 2년 내에 소각하고, 처분도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년 연장에 인건비 부담·신규 채용 위축 우려

3차 상법 개정안 외에도 정년 연장도 올해 추진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지난해에 정년 연장 입법을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재계 반발과 사회적 합의가 늦어지면서 해를 넘긴 상태다. 민주당 정년연장 TF(태스크포스)가 여전히 운영 중이며, 활동기간도 연장할 계획으로 올해 재차 정년 연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정년 연장에 대해 고임금 근로자의 근속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신규 채용도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업종별로 상황이 다른 가운데 일괄적인 정년 연장은 산업계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재계는 정년 연장에 대해서도 속도 조절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1차 상법 개정, 2차 상법 개정, 노란봉투법 등 기업을 옥죄는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했다”며 “지속적으로 법안이 통과되고 있고, 올해부터 본격 시행되는 법안들도 있어 기업들이 경영 계획을 세우는 데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기업 경영 부담 완화는 ‘지지부진’

민주당이 기업을 옥죄는 법안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과 반대로 배임죄 제도 개선과 같이 기업들의 경영 부담 완화에 대해서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1차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소송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민주당은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배임죄 제도 개선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배임죄 개선 논의는 진전되지 않고 있다. 이에 재계는 규제 강화 입법과 기업 부담 완화 입법 간 균형이 맞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재계 맏형 역할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도 기업 규제 강화 움직임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지난 18일 방송된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 “기업이 성장하면 혜택이 늘어나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규제와 의무가 급격히 증가한다”며 “이른바 ‘계단식 규제’가 기업의 성장 의지를 꺾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한국의 경제 관련 법안에 ‘경제형벌' 조항이 과도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기업은 투자를 결정할 때 예상 리턴(수익), 시점, 규모 등 온갖 종류의 수치를 계산해 리스크 관리한다”며 “투자 프로세스에 ‘징역형’과 같은 형사 처벌 리스크가 포함되면, 이는 기업이 감당하거나 계산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올해도 반기업법에 대응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환율, 고금리, 경기 침체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해야 하지만 각종 규제·입법 리스크까지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경영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본업과 투자 등에 집중해야 하지만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장기적 성장 전략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입법 속도 조절과 충분한 의견 수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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