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로 대기자금 쏠림…신용대출 증가세 재점화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연초부터 신용대출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주식 투자 자금을 마련하려는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늘어난 데다, 고물가 장기화로 생활자금 대출까지 겹친 영향이다.

   
▲ 코스피 지수가 올해 1분기 중 5000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식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한 신용대출 증가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사진=김상문 기자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6일 기준 가계 신용대출 잔액은 105조13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104조9685억원) 대비 다시 증가하며 연초 들어 다시 105조원대로 올라섰다. 

이들 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10월 말 104조7330억원에서 11월 말 105조5564억원으로 증가한 뒤, 12월 말에는 104조9685억원까지 감소했다가 다시 반등했다. 

신용대출이 다시 늘고 있는 배경에는 코스피 지수가 5000선을 향해 가파르게 급등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자극된 점이 꼽힌다. 빚을 내 주식 투자에 나서는 개인 자금이 늘어나면서 증시로 유입되는 대기성 자금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92조8537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9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한 달 전(79조3860억원)보다 16.9%(13조4677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채권 등을 거래하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둔 현금으로, 통상 증시 기대감이 높아질수록 증가한다.

여기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기조 속에 주택담보대출을 대신한 자금 수요와 고물가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최근 증시 변동성과 가계부채 흐름을 점검하며 신용거래 융자 등 시장 리스크에 대한 점검을 지속하고 있다. 은행권도 신용대출 증가가 단기 투기 수요로 번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출 자금 용도와 증가 속도에 대한 모니터링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올해 1분기 중 5000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식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한 신용대출 증가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증시 과열 우려 속에 신용대출이 빠르게 늘 경우 당국과 은행권의 가계부채 관리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신용대출 증가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자금 용도와 리스크 관리에 대한 모리터링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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