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STX조선해양 지원방안과 구조조정 계획 발표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채권단이 STX조선해양에 4530억원의 자금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채권단은 업황을 감안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STX조선해양을 중소조선사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11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채권단은 과거 지원키로 결의했다가 아직 지급하지 않은 4530억원을 건조자금 용도로 지급하고 3~5%의 현재 금리도 1%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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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사진=미디어펜 DB |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STX조선해양의 정상화 가능성을 재점검한 결과 채권단의 손실 최소화와 조선업 구조조정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는 것이 채권단의 설명이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2013년 4월 자율협약 개시 이후 채권단의 신규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기존 저가 수주 선박의 대부분을 인도하고 계약 취소했다. 이어 STX대련을 청산하고 STX핀란드 매각 등으로 과거 누적된 부실의 대부분을 해소했다.
아울러 지난해까지 전체 24%에 해당하는 8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하고 간접비를 대폭 축소하는 등 원가 절감 노력을 경주해 생산 효율성을 높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의 기업경영은 여전히 어렵다고 판단했다. 자율협약 시작 당시 예상과 달리 세계 선박발주량은 57.8% 급감했고 업황은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STX조선해양은 올해 목표치 50% 수준의 저조한 수주성적을 기록했다. 따라서 채권단은 4530억원 지원과 함께 STX조선해양의 대대적인 사업구조 재편과 구조조정도 실행한다.
먼저 ‘진해 조선소’의 선대를 5개에서 2개로 대폭 축소하고 5~7만톤급 탱커선을 특화해 운영한다. 그동안 국내 대형조선사들과 수주경쟁을 해왔던 해양플랜트, 중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등은 수주를 중단한다. 신규수주도 현금성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하는 선박에 한해 수주를 실행한다.
‘고성 조선소’는 그동안 수주한 선박들이 모두 인도되는 2017년 초부터 대형블록 공장으로 용도 변경한다. 앞으로 국내 조선사의 대형블록 하청공급을 담당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국내 조선업계의 과잉공급과 저가수주 우려를 해소하고 대형블록 확보에 애로를 겪고 있는 대형 조선사의 생산관리 역량 향상은 물론 STX조선해양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고용불안 등도 상당부분 해결될 것이라 전망했다.
또한 향후 중국 조선사들과의 경쟁이 심화될 탱커선 분야에서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을 토대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함으로써 국내 조선업 생태계의 경쟁력과 안전성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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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X조선해양에서 건조한 LR1 탱커 모습. /사진=STX조선해양 제공 |
STX조선해양은 추가적으로 930여명의 인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STX조선해양은 이미 지난해 10월까지 864명의 인력을 감축한 바 있다. 이달까지 480여명의 인력을 감축하고 건조 물량이 감소하는 내년 말 이후 450명을 추가 감축한다.
또한 다음 달부터 전 임직원의 임금을 10%삭감하고 복리후생비 지급을 중단함으로써 원가절감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STX조선해양 노조는 이와 관련해 구조조정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며 일체의 경영 간섭과 쟁의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지난달 채권단에 제출했다.
STX프랑스의 재매각과 800억원 규모의 비영업용 자산의 신속한 매각도 추진된다. 이어 추가 자금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필요시 별도의 추가 자구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할 예정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을 통해 STX조선해양은 내년 하반기까지 추가 신규자금 지원 없이 정상 운영될 것”이며 “수주한 선박은 대거 인도하고 신규수주는 축소해 선수금환급보증(RG) 잔액도 감소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대외여건 악화가 심화되고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 STX조선해양의 근본적인 기업회생 여부와 독자 생존 가능성을 재검토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