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긴급 점검"… 5년 만에 ‘1월 기금위’ 소집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원화 약세와 국내 주식시장 과열 우려 속에 국민연금이 운용 전략을 재점검하기 위해 기금운용위원회를 조기 소집한다. 시장 상황과 수익성을 고려해 자산배분 전략을 수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기금 운용의 대원칙인 안정성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 서울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에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4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오는 26일 올해 ‘제1차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기금운용 전략을 점검한다. 기금운용위는 국민연금기금 운용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통상 국민연금은 전년도 결산 등을 심의하기 위해 2∼3월경 1차 회의를 열어왔다. 결산이 끝나지 않은 1월에 회의를 소집하는 것은 지난 2021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내 주식과 외환 변동성이 커서 전체적인 포트폴리오 점검을 위한 회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의 핵심 쟁점은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투자 비중 한도를 어떻게 조정하느냐다. 기금운용위가 정한 2026년 말 기준 국내주식 비중 목표는 14.4%다. 여기에 자산군별 투자허용 범위(±5%포인트)를 적용하면 국민연금이 담을 수 있는 국내주식 비중은 최대 19.4%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이미 17.9%로 목표치를 훌쩍 넘어섰다. 최근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진 점을 고려하면, 현재 보유 비중은 이탈 허용 범위 상한선에 다다랐을 가능성이 크다.

규정대로라면 국민연금은 비중을 맞추기 위해 주식을 기계적으로 매도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 상승장에 찬물을 끼얹고 연금 수익률 기회비용도 잃을 수 있어,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포트폴리오 조정(비중 상향)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와 공단 측도 이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말 업무보고에서 "최근 국내 주가가 올라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한도도 초과했다고 들었다"며 "국내 주식 배분 비중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내년(2026년)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투자 지침을 변경하려 한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1400원대 후반에서 내려오지 않는 고환율 상황도 도마 위에 오른다. 기금위는 환율 쏠림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 환 헤지 비율을 점검하고, 외환시장 안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응은 필요하지만, 국민의 노후 자금이라는 본질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용하 전 국민연금연구원장은 "위험 자산을 대폭 늘리는 게 아니라 평가익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비중 조절은 상식적인 전략"이라면서도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하는 투자가 필요하며, 수익률과 함께 안정성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은 '주인이 있는 돈'이며 제1목적은 안정적이면서도 수익성을 내는 것"이라며 "불확실한 환율 방어나 경기 부양에 기금을 동원하는 것은 원칙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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