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프랑스 파리 테러와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샌버너디노 총격테러 이후 미국 내에서 `이슬람 증오' 공격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의 이슬람 사원 `알아크사' 문 앞에 이슬람교가 금기로 여기는 잘린 돼지머리 1개가 발견됐으며, 무슬림 여성에 대한 공격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이슬람 권익 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의 이브라힘 후퍼 대변인은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받은 협박 메일과 공격 위협은 하도 많아 일일이 셀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슬람 증오 폭력은 지난해 1월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총격테러 이후 늘었으며, 최근 프랑스 파리 테러와 샌버너디노 총격테러 이후 극렬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CAIR의 워싱턴D.C. 본부 건물에 지난 10일 `수상한 가루'가 담긴 봉투와 증오 메시지가 담긴 편지 등이 배달돼 해당 건물이 한때 긴급 폐쇄됐다.

앞서 지난 8일에는 뉴저지 주 저지시티의 한 이슬람 사원에 무슬림을 `사탄'으로 지칭하면서 "즉시 너희의 사막으로 돌아가라"라는 협박편지가 배달됐다.

지난달 16일에는 미국 텍사스 주의 한 이슬람 사원 앞에 오물을 투척하고 쿠란(이슬람 경전)을 훼손해놓은 사건도 발생했다.

중동 출신 이민자와 무슬림 여성에 대한 공격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모로코 출신 택시운전사(38)가 승객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당시 이 택시운전사는 승객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8일에는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서 임신한 무슬림 여성이 히잡(무슬림 여성이 착용하는 스카프)을 쓰고 유모차를 끌고 가던 중 한 백인 남성이 다가와 유모차를 밀쳐 여성의 배를 가격했다.

지난달 23일에는 샌디에이고주립대(SDSU)에서 무슬림 여학생 400여 명이 교내에서 무슬림 여학생을 겨냥한 증오범죄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이 시위에 나서게 된 것은 교내 주차장에서 백인 남학생 1명이 무슬림 여학생에게 인종차별 발언과 함께 폭력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피해 여성은 경찰에서 "백인 남학생 1명이 뒤에서 히잡을 잡아당겨 목을 조르면서 `너희들은 파리 테러를 저지른 테러리스트다. 이 나라를 떠나라'고 위협했다"고 진술했다.

여기에 미국 대선의 공화당 경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비롯해 일부 정치인들이 `반 이슬람 정서'를 건드리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특히 트럼프는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미국 의회가 행동에 나설 때까지 무슬림의 입국을 "전면적으로 통제해야 한다"고 밝혀 물의를 빚고 있다.

그는 "다양한 여론 조사를 보지 않더라도 증오심은 이해 수준을 넘었다"며 "미국은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는 지하드(이슬람 성전) 신봉자들의 참혹한 공격의 희생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