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1348억원 과징금 행정 소송 제기… KT 제재 초읽기
해외 빅테크보다 무거운 책임 논란…“업계 전반 부담 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AI 산업 주도권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지난 2025년 해킹으로 곤혹을 치른 국내 통신사가 대규모 과징금 처분을 받으며 재무 부담을 안게 될 처지에 놓였다.정부가 AI 산업 육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핵심 인프라를 담당하는 통신사들에는 고강도 제재가 이어지면서 업계에선 정책 기조와 실행이 엇갈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 사진=픽사베이 제공


26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SKT)은 지난해 발생한 유심 해킹 사고와 관련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보위)로부터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34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에 대해 SKT는 처분이 과도하고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며 행정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SKT는 해킹 사고 이후 고객 보상과 정보 보호 시스템 혁신에 약 1조2000억 원을 투입했고, 유출로 인한 직접적인 금전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SKT는 과징금 산정 기준 자체에도 의문을 표한다. SKT는 전체 이동통신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이 책정된 반면, 유사 사례로 분류될 수 있는 타기업의 경우 매출 기준 적용 방식이 달랐다는 것이다. 

경쟁사인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 2023년 1월 개인정보 30만 건 유출 사고 당시  '개인정보가 유출된 시스템을 이용해 제공되는 서비스' 기준으로 관련 매출액을 산정해 과징금 68억 원이 부과된 바 있다.

해외 사례와 비교해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구글의 경우 영리 목적으로 이용자 동의 없이 고객 정보를 맞춤형 광고에 활용한 사건에서 과징금 692억 원을 부과받았고, 메타는 동일 사유로 308억 원의 과징금을 받은 바 있다.

국내 타 통신사 사례는 물론, 해외 빅테크와 비교해도 제재 수준이 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보위 측은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SKT의 행정소송과 관련해 "여러 법적 쟁점을 검토해 정당하게 산정한 과징금"이라며 "정보 유출로 부당이득을 취하지 않았다고 해서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가운데 KT도 작년 말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개보위의 제재를 앞두고 있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KT건과 관련해 "아직 일부 확인과 처리 과정이 남아 있지만 조사 자체는 상당 부분 진행됐다"며 "위원회 합의 구조에 따라 실질적 피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처분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는 KT의 경우 실제 금전적 피해가 발생한 만큼 과징금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 같은 과징금 부담은 통신사들의 재무 구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보안 강화 등 구조적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추가 과징금은 미래 투자와 신사업 추진 여력을 일부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AI 등 신사업 분야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서 재무 부담이 과도하게 가중될 경우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일각에서는 정책 메시지와 실제 조치 간 괴리도 지적한다. 정부가 AI 산업 진흥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AI·데이터 등의 생태계를 떠받치는 통신사들에 과도한 재무적 부담을 지우는 것은 정책 기조와 실행이 어긋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안 사고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져야 하지만, 이미 선제적 보상과 보안 강화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한 상황에서 최고 수준의 제재를 부과하는 것은 업계 전체에 부담을 준다"며 " 특히 글로벌 AI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인 만큼 산업 성장을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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