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중복상장 논란이 있었던 LS그룹 산하 에식스솔루션즈가 결국 상장을 철회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소액주주들의 반발이야 지속적으로 있어왔던 것이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중복상장 이슈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이번 사례가 신규상장(IPO) 시장 전체의 흐름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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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복상장 논란이 있었던 LS그룹 산하 에식스솔루션즈가 결국 상장을 철회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사진=김상문 기자 |
2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에식스솔루션즈가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LS 측은 지난 26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소액주주, 투자자 등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상장 추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주주 보호와 신뢰 제고를 위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에식스는 1930년 설립된 미국 전선회사로 LS가 2008년 약 1조원을 투자해 인수한 곳이다. 현재 LS는 LS아이앤디와 슈페리어에식스(SPSX)를 거쳐 에식스를 지배하고 있으며, 에식스 상장시 지배 구조상 일직선으로 연결된 LS와 에식스가 동시에 상장되는 구조가 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상장 철회 소식이 전해진 지난 26일 LS 주가는 장중 한때 8% 가까이 급등한 24만6500원까지 상승했다가 내려왔다. 상당수 투자자들이 에식스 상장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었다는 의미다. 단, 현시점 주가는 다시 22만원 선으로 내려와 있다.
LS 측이 에식스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한국거래소에 청구한 것은 작년 11월 7일이다. 같은 달 11일 LS 소액주주연대는 “에식스 상장은 LS 주주 가치를 훼손한다”며 1차 탄원서를 제출했고, 20일 열린 주주설명회에서도 반대 입장을 관철했다. 지난 15일까지도 LS 측은 모회사 주주를 대상으로 한 공모주 우선 배정 방안을 내놓기도 했었다. 주주연대는 이를 거부하며 '2차 탄원서'로 맞섰고, LS는 지난 21일까지만 해도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내며 에식스 상장 강행 의지를 천명했다.
이랬던 LS가 돌연 입장을 바꾼 점에 대해선 LS 측이 명시하지 않은 '진짜 이유'가 작용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이재명 대통령과 특위와의 오찬에서 '중복상장' 관련 언급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L자 들어간 주식은 안 산다'는 제목의 언론 보도를 직접 인용하며 "중복상장 문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 대통령이 LS 중복상장 관련 논란을 인지하고 있으며 매우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였기에 LS 측에선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결국 이 대통령이 중복상장을 직접 언급한 지 나흘 만에 LS는 백기를 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주주 환원책을 함께 제시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환원책에 따르면 LS는 내달 이사회 결의를 거쳐 배당금을 전년 대비 40% 이상 늘리고 자사주 50만주(약 2000억원 규모)를 소각할 예정이다.
증권가는 이번 사례가 IPO 시장의 관행 전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중복상장 논란이 있는 회사들의 IPO는 난망해졌다는 게 중론이다. 거래소가 준비하고 있는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의 내용 역시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언급까지 한 만큼 어차피 상장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LS 쪽에서 있었을 것"이라면서 "HD현대와 한화 등 계열사 상장을 준비 중인 대기업들의 계산식도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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