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올리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인 27일(현지시간)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다시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2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에서는 해결책을 찾기는 커녕 ‘대미투자 특별법’과 ‘비준 동의’를 놓고 여전히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지난 13일 주한 미국 대사대리가 정부에 발송한 한미 무역 관련 서한을 받았는데 자료 제출 요구에 ‘못 하겠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추궁했다.
조 장관이 “외교 현안에 관한 것은 제출하기 어렵다”고 답하자 송 의원은 “공개되면 국익이 심각하게 침해될 비밀 사안이 있느냐. 정부가 국회·국민을 속이고 있는 것 아니냐. 한미 관세협상 관련해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게 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대미투자특별법 발의만 하면 관세가 내려간다고 알려졌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왜 ‘입법부 승인(approve)’을 거론하며 국회 탓을 하느냐”며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은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어 비준 동의를 받으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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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 외교부 장관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 발언과 관련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28./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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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조 장관은 “오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과 정반대로 ‘한국과 잘해서 해결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놨다”며 “우리 입장을 바꾸지도 않았는데 ‘한국과 함께 처리하겠다’는 메시지가 나올 리 없지 않느냐”고 맞받았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하인리히 법칙’을 언급하며 “큰 사건이 생기기 전 수백 건의 징후와 수십 건의 작은 사건이 발생한다”며 “이번 관세 재인상도 여러 증상·작은 사건을 무심히 지나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합의가 잘돼 합의문이 필요 없다’고 설명한 것을 두고 “협상이 잘되면 공동기자회견도 하고 협상문도 발표하는 게 정상”이라며 “회담 직후 대통령 배웅도 받지 못한 것 자체가 미국이 완전히 만족하지 못했다는 신호였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기현 의원도 “관세 협약을 맺은 나라 중 한국이 첫 재인상 사례”라며 “김 총리가 미국 방문 후 핫라인 구축했다는 게 ‘핫바지라인’이 됐다”고 비난했다.
이어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투자 부담이 큰데 왜 비준동의안을 제출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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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김석기 외통위원장과 여야 의원들이 통일교육 지원법 개정안을 처리하고 있다. 2026.1.28./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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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장관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MOU)로서 비준이 필요 없다는 점을 상임위원회에서 충분히 설명해 의원들을 설득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비준을 말하니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비준 프레임에 선을 그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 메시지 원문에 ‘제정(enacted)’ 표현은 특별법처럼 이해되는데 무엇을 뜻하는 것 같냐”고 묻자 조 장관은 “빨리 실행해달라는 뜻으로 이해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 계신 분들 중 트럼프 대통령의 특수성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며 “전례를 보기 힘든 미국 대통령의 변주곡에 대응하기 위해선 외교부만이 아닌 여야가 깊은 고민을 통해 큰 지혜 발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유럽연합(EU)과 일본도 비준을 하지 않는다”며 “대미투자특별법을 심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양해각서로 구속력은 없고, 특별법을 언제까지 만들라는 시한도 없다”며 “국회는 숙려기간 등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이며 일부러 지연시키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미국에 국회 일정과 민주적 절차를 명확히 설명해 오해를 풀어달라”고 했다. 이에 조 장관은 “행정부가 국회를 신뢰하고 존경한다는 점도 함께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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