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영업일새 요구불예금 16조 이탈, 예·적금도 '조' 단위 인출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코스피 5200, 코스닥 1100 돌파' 등 국내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은행 정기 예·적금을 선호하는 안정지향형 투자자들이 일제히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이번주 코스닥이 1000 고지를 돌파하면서 은행 요구불예금은 2영업일만에 16조원 이상 줄어들었다. 은행권 정기 예·적금도 낮은 수익률로 조단위 자금이 이탈했는데, 이른바 '포모'식 투자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최근 2영업일(26~27일) 간 약 16조원 이상 급감했다. 이에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 26일 약 10조 2706억원 급감한 641조 2762억원을, 다음날에는 약 6조 1901억원 줄어든 635조 86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6일은 코스닥지수가 사상 첫 1000을 돌파한 날로, 사상 첫 코스피지수 5000 돌파에 이어 코스닥까지 초강세를 띠면서 안정지향형 재테크족 마저 자금을 인출하는 모습이다.

   
▲ '코스피 5200, 코스닥 1100 돌파' 등 국내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은행 정기 예·적금을 선호하는 안정지향형 투자자들이 일제히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이번주 코스닥이 1000 고지를 돌파하면서 은행 요구불예금은 2영업일만에 16조원 이상 줄어들었다. 은행권 정기 예·적금도 낮은 수익률로 조단위 자금이 이탈했는데, 이른바 '포모'식 투자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지난달 말에 견주면 요구불예금 잔액은 약 38조 9233억원 급감했다. 수신자금 이탈이 계속될 경우 지난 2024년 7월에 기록한 29조 1395억원 감소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정기 예·적금에서도 빠른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7일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32조 5631억원으로 전달 말 대비 약 6조 7232억원 감소했다. 정기예금은 지난달에도 약 32조 7034억원 급감한 바 있다. 증가세를 이어오던 정기적금도 이달에는 역신장할 전망이다. 정기적금은 지난 21일 기준 전월 대비 약 1조원 감소를 기록했다.

이처럼 요구불예금과 더불어 정기 예·적금까지 급썰물 현상을 빚는 건 수익률 격차가 극심한 데 따른 것으로 추산된다. 주식시장은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투톱 외에도 자동차·로봇·조선·방산·원전·AI 관련 주식에 힘입어 연일 폭등장을 연출하고 있다. 

반면 5대 시중은행이 판매하는 주요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금리는 연 2.8%대에 불과하다. 이날 각사가 공시한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살펴보면 연 2.80~2.85%에 불과하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이 연 2.85%로 비교군 중 가장 높은 금리를 기록하고 있고,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이 각각 연 2.80%로 뒤를 이었다. 동일 조건 기준 전월취급평균금리와 비교하면 한 달 새 대부분 약 0.05~0.09%p 하락한 셈이다.

이처럼 극심한 수익률 격차로 '증시 상승장에서 나만 소외된다'는, 이른바 '포모(FOMO)' 심리가 커지자, 예·적금 중심의 예테크족(예금 중심의 재테크 투자자)마저 은행 대신 증시로 합류하는 모습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코스피에 이어 코스닥까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포모 심리도 커지는 것 같다"며 "안정지향형 투자자들도 은행에 목돈을 묵혀두기보다 높은 수익률을 좇아 주식시장으로 향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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