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성준 기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수습을 위해 긴급 투입된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가 취임 51일 만에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게 됐다. 법률 및 컴플라이언스 전문가로서 리스크 관리에 나섰지만, 오히려 수사방해와 증거인멸 의혹을 받으며 더 큰 논란을 불러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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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가 지난해 12월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쿠팡 침해사고 관련 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30일 서울경찰청 등에 따르면, 로저스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경찰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첫 조사를 받는다. 로저스 대표는 쿠팡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자체 조사’를 진행하며 정부 조사와 경찰 수사 등에 혼선을 준 혐의 등을 받는다.
앞서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피의자와 직접 접촉해 핵심 증거인 노트북을 확보하고, 이를 수사기관 입회 없이 분석한 뒤 실제 ‘유출된 정보는 3000건’이라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조사 대상인 쿠팡이 되레 ‘셀프 조사’를 벌였다는 논란과 함께, 쿠팡이 노트북의 증거능력 상실을 의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쿠팡은 해당 조사가 정부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사건 주무기관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경찰·국정원 등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경찰은 지난 1일과 7일 두 차례 로저스 대표를 피고인 신분으로 소환했지만, 1일 출국한 로저스 대표는 해외 체류를 이유로 불응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 14일 세 번째 출석 요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일주일 뒤인 21일 입국했다.
다음은 로저스 대표 선임부터 오늘 경찰 출석에 이르기까지의 주요 일지다.
<로저스 대표 경찰 출석 주요 일지>
▲12월 10일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 선임.
▲12월 17일
로저스 대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 출석. 쿠팡 정보 유출 사건이 미국 현지법 위반은 아니라 주장.
▲12월 25일
쿠팡, 개인정보 유출 관련 ‘자체 조사’ 결과 발표. 정보 유출에 사용된 모든 장치가 회수됐으며, 유출 정보는 3000개 계정에 국한됐다고 주장.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쿠팡의 일방적인 자체 조사 결과라고 반박.
▲12월 26일
쿠팡, 전날 발표와 관련해 ‘셀프 조사’ 논란이 일자 ‘정부’ 지시에 따라 협력한 조사였다고 해명. 정부가 쿠팡에게 유출자와 접촉할 것, 유출자로부터 기기를 회수해 줄 것 등을 요청했다고 주장.
경찰은 “쿠팡과 협의한 적 없다”며 반박.
▲12월 28일~29일
쿠팡, 28일 김범석 의장 명의 사과문에 이어 29일 개인정보 유출 피해 보상안 발표.
▲12월 30일
로저스 대표, 국회 과방위 연석 청문회 출석. 12월1일부터 한국 정부와 협력했고 한국 정부의 지시를 따랐다고 주장.
▲12월 31일
로저스 대표, 2일차 청문회에서 쿠팡 자체 조사는 국가기관(국가정보원) 지시에 따른 것이라 재차 주장.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로저스 대표 위증죄로 고발해달라고 요청.
국회 과방위, 로저스 대표 등 쿠팡 전·현직 임원 7명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고발 안건 의결.
▲1월 1일
경찰, 로저스 대표 1차 소환 통보. 로저스 대표는 이날 출장 이유로 출국, 1차 소환에 불응.
▲1월 5일
고용노동부, ‘쿠팡 노동·산안 TF’와 ‘노동·산안 합동 수사·감독 TF’ 구성해 수사 및 감독 착수.
▲1월 7일
경찰, 로저스 대표에게 이달 중순까지 출석하라며 2차 소환 통보했으나 로저스 대표는 불응.
금융감독원, 쿠팡 입점업체 대상 고금리 대출 관련해 쿠팡파이낸셜 현장검사 착수.
▲1월 19일
경찰, 로저스 대표에게 3차 소환 통보.
▲1월 21일
로저스 대표 입국. 경찰이 로저스 대표에 대한 출국정지 신청했으나, 검찰은 자진 입국 등 이유로 승인하지 않음.
▲1월 27일
안권섭 상설특검, ‘쿠팡 퇴직금 미지급 의혹’ 관련 고용노동부 강제수사 착수.
▲1월 29일
경찰, 김병기 무소속 의원(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전직 보좌관 인사 불이익 요구 관련 쿠팡 본사 압수수색.
▲1월 30일
로저스 대표, 오후 2시 경찰 출석 예정.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로저스 대표를 상대로 쿠팡이 자체 조사를 진행하게 된 경위와 배경, 자체 조사 과정에서 증거인멸 정황이 있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한편 로저스 대표는 현재 산재 사망사고 은폐 의혹과 관련해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증거인멸 및 업무상 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도 고발당한 상태다. 경찰은 추후 다른 혐의들에 대한 조사 진행 여부도 검토 중이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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