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지난 30일 코스피 시장은 'SK하이닉스의 독주'와 '나머지 대형주의 철저한 소외'로 요약된다. SK하이닉스가 사상 첫 90만원 고지를 밟으며 화려한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지만, 그 이면에는 극심한 수급 불균형의 그늘이 짙게 드리웠다. 현대차와 2차전지 등 다른 우량주들은 SK하이닉스로 향하는 매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매도 창구'가 되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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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30일 코스피 시장은 'SK하이닉스의 독주'와 '나머지 대형주의 철저한 소외'로 요약된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0일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4만8000원(5.57%) 폭등한 90만9000원에 한 주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93만1000원까지 치솟으며 100만원 황제주 등극을 예고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낸 매수세는 코스피 지수 전체를 견인할 만큼 강력했다. 반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는 이날 0.12% 하락한 16만500원에 마감하며, 시장은 철저한 '하이닉스 원톱' 체제로 움직였다.
문제는 이 독주가 다른 대형주들의 수급 이탈을 가속화했다는 점이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현대차였다. 현대차는 전날 역대급 실적 발표에 힘입어 7% 넘게 급등했으나, 하루 만인 30일 5.30% 폭락하며 50만원(종가 기준)에 턱걸이했다. 전날의 상승분을 하루 만에 고스란히 반납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4.44% 급락한 39만8000원을 기록하며 40만원 선이 붕괴됐다. 특별한 악재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주가가 미끄러진 것은 수급 쏠림 현상 외에는 설명하기 어렵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전형적인 '수급 쏠림(쏠림 현상)'의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SK하이닉스의 비중이 급격히 커지면서, 지수 수익률을 따라가야 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해 유동성이 풍부한 다른 대형주를 매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동반 하락은 기업 본연의 가치 하락보다는, SK하이닉스로 향하는 매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수급적 요인이 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같은 극단적인 '빈익빈 부익부' 장세는 주말을 맞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지수는 5000 시대를 향해 가고 있지만, 주도주인 SK하이닉스를 보유하지 않은 투자자의 체감 지수는 오히려 하락장에 가깝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다음 주 시장의 관전 포인트로 '온기 확산' 여부를 꼽는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강세가 시장 레벨을 높인 것은 긍정적이나, 특정 종목으로의 과도한 쏠림은 변동성 리스크를 키운다"며 "다음 주에는 반도체에서 차익 실현된 매물이 낙폭 과대주인 자동차나 2차전지로 다시 흘러가는 '순환매'가 나타나야 건전한 상승장이 지속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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