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은 해외투자 확대와 달러 강세, 한미 금리 역전 장기화가 맞물린 결과로 원화 약세 구조화 우려 속에 종합적 정책 대응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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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은 해외투자 확대와 달러 강세, 한미 금리 역전 장기화가 맞물린 결과로, 원화 약세 구조화 우려 속에 종합적 정책 대응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지적이 나온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31일 하나금융연구소의 '환율 불안의 구조적 배경과 정책적 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강력한 구두개입과 각종 안정화 조치로 일시 급락하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상승세로 복귀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한 강경훈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의 환율 불안은 일시적인 이벤트나 심리적 동요로 설명하기보다는 외환시장을 둘러싼 구조적 환경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환율 상승 압력의 배경으로 외환 수급 구조의 변화를 지목했다.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연기금과 개인의 해외 증권투자가 이를 웃돌며 달러 수요가 확대됐고, 원화 약세 기대와 달러 투기 수요까지 겹치며 환율 불안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018억원 달러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같은 기간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는 이를 크게 상회하는 1294억 달러에 달했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수출 호조로 유입되는 달러 공급보다 해외투자 수요가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환율상승압력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미 달러화의 강세와 한미간 금리역전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점도 환율 불안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달러는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와 고금리 기조 속에 '수익률이 높은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AI 산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과 강한 내수, 지정학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달러에 대한 선호는 한층 강화되고 있다.
강 교수는 금리차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가운데 한미 금리 역전의 장기화는 원화 약세를 구조화할 가능성이 크다 지적했다. 금리차가 장기화될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면 원화 자산의 매력은 낮아지고 원화 약세 기대가 강화된다. 이는 달러 매수·원화 매도를 구조화해 환율 상승을 기본 흐름으로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 결정 시 환율 동향을 더 면밀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 인상이 어렵다는 시장의 확신은 환율상승 기대를 키울 수 있는 만큼, 통화정책 선택지로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전략적 모호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민연금의 탄력적 환헤지 도입과 외환스왑 상시화, 외화채권 발행 등 자금 조달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환율 효과를 분리한 성과평가와 부처 간 정책 공조를 통해 정책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외환시장 안정은 외환정책과 연기금 운용, 금융규제, 통화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중장기 전략을 요구한다"며 "한국 경제에 필요한 것은 단기 처방의 반복이 아니라 변화한 환경에 부합하도록 제도와 규율을 재정립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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