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AP=.연합뉴스

[미디어펜=김종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케빈 워시를 지명했다. 

미국 연준 의장은 단순한 중앙은행 최고책임자가 아니다. 글로벌 금융정책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으로'세계의 경제 대통령'으로 불려왔다.

시장의 관심은 향후 워시가 어떤 통화정책을 펼칠지에 모아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강하게 금리인하 드라이브를 걸어왔기 때문에 연준의 독립성이 유지될 수 있느냐가 초점이다.

워시는 현재 55세여서 비교적 젊은 편이지만 35세였던 지난 2006년 2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연준 이사로 재직하며, 통화정책의 경험을 쌓았다.  역대 최연소 연준 이사였다. 

그는 스탠퍼드대학교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대 초반부터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에서 경력을 시작해 금융시장 경험을 축적했다. 이때문에 친 월스트리트 인사로 꼽힌다.

워시의 과거엔 확실한 '매파(hawk)'였다. 과거 연준 이사 당시 인플레이션에 강경한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벤 버냉키 의장과 티머시 가이트너 뉴욕 연준 총재(후에 재무장관)와 함께 2008년 리먼브러더스 금융위기 관리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장기 금리를 낮추기 위해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하는 중앙은행의 양적완화(QE)에 비판적이었으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연준을 본래의 임무에서 벗어나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이력 때문에 월가는 그의 연준 의장 지명을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 요구에 맞춰 금리인하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계속 대통령의 뜻을 따르지 않고 통화정책의 신뢰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트레저리 파트너스(Treasury Partners)의 최고투자책임자인 리처드 사퍼스틴은 CNBC에 "워시의 연준 의장 지명은 시장이 바라던 선택"이라면서 "그는 시장에서 잘 알려진 안정적인 인물이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시장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그가 제롬 파월이 이끄는  연준의 통화정책을 비판하면서 금리인하 찬성론자로 입장을 바꿨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시녀' 역할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시를 연준 의장에 지명하면서 "그는 분명히 금리 인하를 원한다. 나는 그를 오랫동안 지켜봐 왔다"면서 "그는 매우 똑똑하고 훌륭하며 강인하고 꽤 젊다. 잘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워시가 임명 과정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언질이 있었을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팬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수석 미국 경제학자 사무엘 톰스는 CNN에 "그가 대통령에게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말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명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워시는 대통령에게 아부하기보다는 역사 속에서 자신의 기록이 어떻게 평가될지를 더 신경 쓸 것"이라고 분석했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는 이날 X를 통해 "케빈 워시는 그의 경력 내내 통화정책 매파였으며, 특히 노동시장이 붕괴된 시기에 그랬다"면서 "오늘날 그의 비둘기파적 태도는 편의에 따른 것이다. 대통령이 속을 위험이 있다"고 했다.

워시가 의장 임기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원 인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 공화당이 다수여서 승인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승인될 경우 파월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5월에 의장직을 이어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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