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일제히 공천 규칙을 당원 중심으로 대폭 강화하는 ‘공천 룰’ 손질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당헌 개정을 통해 권리당원 투표 비중을 극대화하며 당원 주도 공천 체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당원 투표 70% 확대안’을 둘러싼 당내 반발에 직면하며 ‘공천 룰’을 재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15일 중앙위원회를 통해 지방선거 공천 규칙 당헌 개정안을 재적위원 597명 중 528명(88.44%)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443표(83.9%), 반대 85표(16.1%)로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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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2./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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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공천 전반을 당원 중심으로 재설계했다. 당헌 제94조·95조를 개정해 기초 비례대표 경선에서는 상무위원과 권리당원 투표를 각각 50%씩 반영하고 광역 비례대표는 권리당원 100% 투표로 결정하도록 했다.
후보자 5인 이상 출마 시 예비경선을 실시해 경선 과정의 공정성과 경쟁성을 높이는 예비경선 제도도 도입했다. 예비경선은 권리당원 100% 투표로 운영되며 당원 의사가 전면에 반영된다.
또한 청년 가산점도 단순화해 ▲35세 이하 25% ▲36~40세 20% ▲41~45세 15% 총 3단계로 조정했다. 장애인 후보에 대해서는 현역 동일 공직 수행 여부와 관계없이 10% 가산점을 부여하도록 했다.
민주당은 지방의원 공천 심사 결과에 대한 이의 신청기구인 ‘공천 신문고’ 제도를 신설해 당원들의 실시간 의견을 수렴하고 절차적 투명성을 높일 방침이다.
2일부터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을 1대1로 맞추는 '1인 1표제' 도입을 위한 당헌 개정안의 재표결도 진행되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당원 주권 강화라는 공약 차원에서 기치를 내걸고 추진하는 당원 중심 구도로 이번 지방선거부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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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2.2./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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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역시 ‘공천 룰’ 개편을 검토 중이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 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까지 높이는 이른바 ‘당원 70% 룰’을 논의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은 지난해 12월 23일 ‘당원 투표 70% 확대안’을 당 지도부에 권고했다. 이어 기존 당원과 일반 국민 투표 반영 비율을 50대50 구조에서 당원 비중을 70%로 대폭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당심 비중 확대가 민심과 괴리될 수 있고 선거를 앞둔 퇴행이라는 우려가 제기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원 투표 반영 비율 상향 방안을 두고 추가 의견 수렴을 거쳐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기획단은 지방선거에서 청년 참여 확대를 위해 ▲공천 시 나이대별 경선 득표율에 청년 가산점 부과 ▲온라인 공천 신청 제도 도입 ▲인공지능(AI) 홍보 플랫폼 도입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35세 이하 득표율의 60% ▲36~40세 50% ▲41~45세 40%를 청년 가산점으로 부여하고 특혜·밀실·계파 공천을 배제하는 ‘3무 공천’을 목표로 후보 신청자 전원에 대한 공직 후보자 기초자격 평가도 실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최근 당 정강정책·당헌당규 개정특위도 이번 주 회의를 열어 지역별 공천룰과 가산점 제도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특위 내에서는 지역별 인구수와 당원 수 등을 고려해 경선룰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가 최근 정기 당무감사를 마치고 그 결과를 조직강화특별위원회에 넘겨 지선 전 당협 정비에 나선 점도 관전 포인트다.
평가 기준에 미달하는 당협위원장들이 교체 대상이 될 전망인데 특히 친한(친한동훈)계 당협위원장의 교체로 단행될 지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한편에서는 당원 중심의 민주화가 대세인 것은 맞지만 운영의 묘를 발휘하지 못할 경우 자칫 독이 될 우려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이 최근 '1인 1표'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사실 민주당 보다 먼저 이 제도를 도입한 정당이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이었다는 점을 사례로 든다.
대의원제가 정치권의 고질적 문제였던 ‘돈봉투 선거’의 원흉으로 지목됐고 박근혜 정권을 전후로 당원 유입도 크게 늘었다는 자신감의 발로에서 대의원을 폐지하고 1인 1표를 도입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당내 민주주의를 위한 개혁은 차질을 빚었고 특히 윤석열 정권에서 당 구조는 허약한 구조로 전락했다. 대의원제가 사라지면서 책임당원과 당의 주요당직자의 완충 수단이 없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리당원의 권리를 강화하는 '1인 1표' 제도가 자칫 정권의 위정자나 당 지도부의 의도에 따라 당심을 좌우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말이다.
결국 여야 모두 ‘공천 룰’을 개정하면서 당원 표심을 누가 더 효과적으로 치밀하게 관리하느냐가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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