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픽업트럭의 위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동안 픽업트럭은 레저·상용차로 인식됐는데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를 연달아 투입하며 도심·패밀리카 수요 공략에 나선 것이다.
특히 국내 픽업트럭 시장이 올해 들어 본격적인 경쟁 국면에 접어들면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19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픽업 신규등록대수는 2만4998대로 전년(1만3954대) 대비 79.2% 늘었다.
기아는 브랜드 첫 정통 픽업트럭 '타스만'을 앞세워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고, KG모빌리티(KGM)는 기존 '무쏘' 라인업을 전면에 내세워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양사가 국내 픽업 시장을 두고 정면 승부에 나서면서 그동안 제한적이던 시장 규모도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
 |
|
| ▲ 완성차 업체들이 픽업트럭 신차를 연달아 투입하며 도심·패밀리카 수요 공략에 나섰다. 사진은 기아 최초 픽업트럭 '더 기아 타스만'이 도강하는 모습./사진=김연지 기자 |
국내 픽업트럭은 오랜 기간 농어촌·자영업자 중심의 상용 수요와 캠핑·아웃도어 중심의 레저 수요에 머물러 있었다. 전체 승용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출시되는 신형 모델들은 대형 SUV에 근접한 차체 크기와 승차감을 강조하며 소비층 확장에 나섰다. 실내 공간을 넓히고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대형 디스플레이 등 편의사양을 강화해 '다목적 패밀리카'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이다.
특히 도심 주행 비중이 높은 소비자를 겨냥해 승차감 개선과 정숙성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춘 것이 이전 세대 픽업과 차별점으로 꼽힌다. 적재함 활용성은 유지하되, 일상 주행에서의 부담을 낮춰 SUV 대체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시장은 기아 타스만과 KGM 무쏘의 맞대결로 한층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기아가 지난해 3월 선보인 타스만은 출시 첫해 누적 8484대를 기록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신규 브랜드 진입 차종임에도 단기간에 판매 기반을 확보하며 존재감을 키웠다는 평가다.
타스만은 2.5 가솔린 터보 엔진과 최신 주행 보조 시스템을 앞세워 프리미엄 픽업 수요를 겨냥했다. 기아는 이를 통해 기존 RV 라인업을 넘어 새로운 세그먼트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맞서 KGM은 전통의 강자 무쏘 브랜드를 앞세워 수성에 나섰다. 지난달 판매 실적에서 무쏘는 1123대를 기록하며 타스만(376대)을 약 3배 차이로 앞섰다. 특히 전기 픽업 무쏘 EV(527대)를 포함한 전체 픽업 판매에서 KGM이 80% 이상을 차지하며 점유율 우위를 나타냈다.
최근 픽업트럭의 가장 큰 변화는 승용 모델 수준으로 강화된 상품성이다. 타스만과 무쏘 모두 12.3인치 풀 LCD 계기판, 서라운드 뷰 모니터, 첨단 안전 사양을 대거 탑재했다. 차체 크기 역시 기존 대형 SUV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커졌으며, 정숙성과 승차감을 개선해 도심 출퇴근용으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픽업트럭이 더 이상 세컨드카에 머물지 않고 일상과 레저를 아우르는 다목적 차량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향후 두 브랜드가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 차별화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국내 픽업 시장의 성장 속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다만 세제 혜택 변화와 연비 규제, 도심 주차 환경 등은 시장 확대의 변수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픽업트럭은 화물차로 분류돼 세제 측면의 이점이 있는 동시에 SUV 수준의 공간 활용성과 편의성을 갖춘 것이 강점"이라며 "경쟁 모델이 늘어나고 소비자 인식이 개선되면 국내 시장은 연간 3만 대 이상 규모로 성장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