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발주 확대 속 인력 구조 경고등…청년층 조직문화 부정 인식 겹쳐
[미디어펜=조태민 기자]공공 발주 확대 흐름 속에 건설업 수주 환경이 점진적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 그러나 평균 연령 50대 초반의 고령화 구조와 청년층 이탈 조짐이 겹치며 ‘세대 공백’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물량이 늘어도 이를 감당할 인력 구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산업 체질 개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 19일 업계에 따르면 공공 인프라 발주 확대로 물량은 늘고 있으나, 평균 연령 52세의 고령화와 청년층 이탈이 맞물리며 건설업 인력 구조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공공기관의 인프라 발주 기조가 이어지면서 토목·에너지·해외 플랜트 등 비주택 부문을 중심으로 물량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민간 주택 분양이 조정 국면을 보이는 가운데 공공 물량이 현장 체감 경기를 지탱하는 한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호주 ‘마리너스 링크(Mariner’s Link)’ 초고압직류송전설비(HVDC)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전력 인프라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대우건설 역시 비료 플랜트 중심이던 해외 포트폴리오를 도시개발·항만·원전 등으로 확장하며 인프라 수주 기반을 넓히는 흐름이다. 주요 건설사들이 주택 의존도를 낮추고 공공·해외 인프라로 무게를 옮기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

하지만 인력 구조는 다른 신호를 보낸다. 한국건설기술인협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기술인의 평균 연령은 약 52세 수준이다. 50대 이상 비중이 절반을 웃도는 반면 40대 이하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산업의 허리를 맡을 중간 세대가 얇아지면서 세대 단절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장 근로자 구조도 크게 다르지 않다. 건설근로자공제회의 ‘건설근로자 종합생활 실태조사’에서도 평균 연령은 50대 초반으로 나타났다. 숙련 인력 의존도는 높아지는 반면 신규 유입은 제한적인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청년층의 조직문화 인식도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이 발표한 ‘건설업계 조직문화 분석 및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30세대 건설기술인들은 내부 경쟁, 성과 평가, 상향식 혁신 구조, 회의·보고 체계 등 다수 항목에서 부정적 인식을 보였다. ‘청년 친화’와 세대 간 교류 항목에서도 낮은 평가가 이어졌다.

부정적 조직문화로 인한 개인적 현상 발생 수준은 업무 만족도 저하가 가장 높았고, 심리적·생리적 증상도 뒤를 이었다. 특히 청년 세대의 평균 수치는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생 수준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세대 간 인식 격차가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이러한 인식 차이가 누적될 경우 청년층 이탈과 신규 유입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는 더 커진다.

물량 확대와 인력 구조의 엇박자가 장기화되면 산업 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건설업은 산업재해 비중이 높은 업종인 만큼 숙련 인력의 은퇴와 청년층 이탈이 맞물릴 경우 현장 안전관리와 기술 전수에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순한 인력 수급 문제가 아니라 생산성·공정 관리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변수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경식 건정연 원장은 “세대 간 조직 문화에 대한 인식 격차는 단순한 내부 갈등을 넘어 건설산업 인력 구조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형식적 선언이 아닌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과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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