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농업인 경제심리지수 시범조사’ 결과 발표
긍정 기준선 100 이하인 종합지수 90.45에 그쳐
“기준 못 미치며 향후 상황 보수적 인식 흐름 지속”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농업인의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개선되고는 있으나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이 이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농업경영과 생활·활력 관련 문항을 통해 생산·소득·투자 등 경영 여건과 농촌생활 여건 전반에 대한 체감과 전망을 함께 파악하는 지표인 ‘농업인 경제심리지수’가 긍정적 기준선인 100을 밑도는 90.45로 나타났다.

농업인 경제심리지수는 100을 ‘보통(중립)’ 수준으로 설정한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상·하향 편차를 통해 농업인의 체감 경기를 해석한다. 

일반적으로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향후 경제 여건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응답이 우세함을, 100 미만이면 부정적 인식이 우세함을 의미해 지수가 100에서 멀어질수록(상승·하락) 농업인의 경제 상황에 대한 낙관 또는 비관의 정도가 강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 농업인 경제 심리 영역별 지수 및 종합지수 비교./자료=KREI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농업인 경제심리지수 개발 및 시범조사 결과’에서 지난해 4분기 종합지수는 90.45로 전 분기(89.12)보다 1.33포인트(p) 상승했다고 밝혔다. 농업경영지속성을 반영할 경우 종합지수는 91.20으로 올랐다.

농경연은 이 같은 지수에 대해 “4분기 종합지수가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100선을 하회하고 있다”며 “농업인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으나 여전히 부정적 시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최근 농업경영 환경은 기후변화, 생산비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주요 작물의 주산지가 변화, 생산량 변동 폭이 커지는 등 불확실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재배면적 감소, 병해충·재해 발생 위험 증가가 함께 나타나며, 농가의 경영 예측 가능성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농업인의 심리적 인식 등을 지속적으로 관측할 경우, 경영 부담 확대나 생산 조정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어 정책 대응을 준비하는 참고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조사는 작년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1회씩, 총 2회 온라인 조사로 실시됐으며, 전국 단위의 곡물(논벼·식량작물), 채소·과일, 축산 부문에 종사하는 농업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생산비·생산단가 등 핵심 부담 요인에 대한 인식은 낮은 수준이 이어진 반면, 가격과 온라인 유통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며 지수 상승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됐다.

특히 농촌 생활 여건과 지역 활력 수준에 대한 체감 변화를 나타내는 농촌생활·활력지수는 전 분기(92.70)보다 1.14p 오른 93.84를 기록했고, 농정·정책지수도 91.23에서 94.44로 상승했다. 기후·환경지수만 78.87에서 78.45로 소폭 내렸다. 

이에 대해 농경연은 “농촌생활·활력 지수는 소폭 상승했음에도 변화는 영농 외 임금과 관광객 등 일부 항목에 한정됐다”면서 가계소비지출, 청년농, 귀농·귀촌에 대한 평가는 두 분기 모두 기준선에 미치지 못했고, 농촌 소멸 위험에 대한 우려도 지속된 것으로 풀이했다.

기후·환경에 대한 인식은 3·4분기 모두 78수준으로 개선이나 악화 없이 현 수준이 지속되는 양상을 보였으며, 농정·정책 인식은 기대나 확대보다는 불확실성 인식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정책 효과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기대가, 한미 관세 협상 관련 인식은 4분기에 점수가 오르며 통상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된 모습을 보였지만 정책 방향에 대한 평가는 기준선 수준에 머물렀다.

현재 농업 여건 판단 지수는 3분기 73.98에서 4분기 83.33으로 상승했고, 향후 12개월 전망 지수도 71.75에서 79.84로 올랐다. 두 지수 모두 기준선에 크게 못 미쳐 향후 상황을 여전히 보수적으로 인식하는 흐름이 확인됐다.

4분기 기준 농업인의 농업경영 지속 의향은 다소 강하게 나타났다. ‘가능한 오래 계속하고 싶음(45.55%)’과 ‘당분간 계속하고 싶음(24.91%)’ 등 경영 지속 의향이 70% 이상을 차지한 반면 ‘가능한 빨리 그만두고 싶음(0.77%)’ 응답은 매우 낮았다.

이에 비해 후계자 확보는 불명확해, 경영 지속 의향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후계자가 없고 계획도 없다는 응답(14.17%)과 향후 육성 계획이 있다는 응답(43.73%)이 절반을 넘었으며 확실한 후계자가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약 10% 미만에 그쳤다.

이는 경영 지속 의지는 강하지만 이를 이어갈 구체적인 준비는 충분하지 않다고 인식된다는 진단이다.

농경연은 이 같은 조사 결과, 농업경영은 현재 선택으로서 지속되고 있으나,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은 별도로 형성돼 있으며, 이러한 인식의 분리가 농업 여건에 대한 전반적인 판단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그러면서 농업 여건에 대한 농업인의 판단과 전망을 적시에 확인하기 위한 지표인 농업인 경제심리지수는 정기 조사와 지수 고도화를 통해 정책 판단에 활용 가능한 기초 지표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농경연 연구진은 “최소 분기당 1회 이상 주기적으로 시행되면서 중장기적으로 자료가 축적될 때, 정책 담당자와 학계에 주는 시사점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이번 조사는 시범조사로, 두 개 시점의 조사 결과만을 분석하고 있어, 결과 해석 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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