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준 감독, ‘단종 유배기’ 신선한 변주로 흥행 갈증 해갈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배우 유해진의 저력이 다시 한번 극장가를 뒤흔들고 있다. 조선 단종의 유배 생활을 그린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 18일 만에 누적 관객 수 500만 명을 돌파하며 거침없는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21일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지난 4일 개봉한 이 작품은 전날 하루에만 26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시간이 갈수록 관객 수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설 연휴 기간 경쟁작들을 압도적인 수치로 제치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등극한 점은 주목할 만한 성과다.

이번 흥행의 중심에는 단연 유해진이 있다. 유해진은 생존이 우선인 소시민적 촌장에서부터 비운의 군주와 인간적 유대를 쌓아가는 입체적인 인물을 완벽히 소화하며, 특유의 생활 밀착형 유머와 묵직한 감정 연기를 동시에 선보였다. ‘유해진이 나오면 웃음과 감동이 보장된다’는 관객들의 신뢰가 이번에도 적중하며 흥행 동력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21일 마침내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사진=(주)쇼박스 제공

영화는 이미 대중에게 친숙한 ‘계유정난’과 ‘단종’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되,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강원도 영월 유배지에서의 생활을 창작의 영역으로 영리하게 끌어들였다. 비극적인 역사의 뒤안길을 따뜻한 상상력으로 윤색한 서사는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안겼다. 

여기에 유해진과 호흡을 맞춘 단종 역의 박지훈, 그리고 마을 사람들로 분한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 앙상블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사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장항준 감독은 그간의 흥행 갈증을 완벽하게 해갈했다. 역사적 실화에 유머와 최루성 감동을 적절히 배합한 장 감독의 연출력은 전 세대 관객의 기호를 정확히 관통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한국 관객이 선호하는 웃음과 눈물의 서사 구조를 잘 갖춘 작품”이라며 “신구 배우들의 조화가 탁월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관람객들의 만족도를 나타내는 CGV 에그지수가 97%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어, 영화계에서는 '왕과 사는 남자'가 장기 흥행을 거쳐 ‘천만 영화’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지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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