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연초부터 햄버거·커피·호텔뷔페 등 외식 물가 도미노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제분·제당 업계가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인하하는 등 원가 절감이 이어지는 듯했지만, 인건비나 임대료 등 고정비가 높아지면서 외식 물가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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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초부터 햄버거·커피·호텔뷔페 등 외식 물가 도미노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내 한 식당.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은 올해 들어 가격 조정에 잇따라 나섰다. 한국맥도날드는 20일부터 35개 메뉴 가격을 평균 2.4% 인상했고, 버거킹도 이달 일부 제품 가격을 100~200원 올렸다. 대표 메뉴 단품 가격이 7000원대를 넘어서는 사례가 늘면서 세트 메뉴 ‘1만원 시대’ 진입 가능성도 현실화하고 있다. 반면 롯데리아는 당장 인상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외식 업계는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고정비 상승을 꼽는다. 밀가루·설탕 등 일부 원재료 가격이 내려도 수입 육류, 물류비, 포장재 비용, 인건비 부담이 동시에 오르면서 원가 구조가 오히려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햄버거는 여러 재료가 동시에 들어가는 메뉴라 특정 원재료 가격만으로 판매가를 결정하기 어렵고 최근에는 인건비가 가장 큰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통계에서도 외식 가격 상승 속도는 전체 물가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외식 부문 소비자물가지수는 126.45로 2020년 대비 약 26% 상승했다. 햄버거 가격 상승률은 같은 기간 35%를 넘어 전체 외식 물가 상승률을 상회했다. 외식업이 원가 구조상 인플레이션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 업종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가격 인상 흐름은 패스트푸드에만 그치지 않는다.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최근 아메리카노·라떼 등 주요 메뉴 가격을 잇따라 조정했고, 호텔 뷔페 역시 20만 원대 진입이 확산하고 있다. 서울 주요 특급호텔 뷔페 가격은 주말 기준 20만 원을 넘는 곳이 늘어나며 외식 시장 전반에서 가격 상단선이 빠르게 높아지는 모습이다.
롯데호텔 서울의 뷔페 레스토랑 '라세느'는 올해부터 평일 저녁과 주말 가격을 20만3000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기존 가격 대비 2.5% 인상된 금액이다. 서울신라호텔 뷔페 레스토랑인 '더 파크뷰'는 내달부터 금요일 저녁과 주말 가격을 5% 인상한 20만8000원으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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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내 한 대형마트 진열대 모습.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편의점과 식음료 업계에서도 가격 인상 흐름이 이어지며 생활 물가를 올리고 있다. GS25는 올해부터 PB 상품 일부 가격을 조정해 '위대한 소시지' 2종을 2600원에서 2700원으로 3.8% 인상했고, '영화관팝콘'과 '버터갈릭팝콘'은 1700원에서 1800원으로 5.9% 올렸다.
세븐일레븐도 마찬가지다. 과자·음료·디저트 등 PB 상품 40여 종 가격을 최대 25% 인상했으며, '세븐셀렉트 누네띠네'는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착한콘칩'은 1000원에서 1200원으로 20% 상승했다.
CU 역시 지난달 19일부터 '두바이' 시리즈 가격을 조정했다. 초코 쿠키는 3600원에서 4300원으로 19.4%, 쫀득 마카롱은 3200원에서 3700원으로 15.6%, 쫀득 찹쌀떡은 3100원에서 3500원으로 12.9% 각각 올랐다.
식음료 업계도 마찬가지다. 풀무원녹즙은 새해부터 과채 음료 '채소습관' 3종 가격을 최대 16.7% 인상했고, 광동제약은 2월 1일부터 '비타500'(180ml) 편의점 판매가를 1700원에서 1900원으로 11.7% 조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산업 구조 변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인건비 상승과 환율 부담, 임대료 압박이 동시에 커지면서 외식 및 식음료 업체들이 수익성 방어 전략으로 가격 조정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식 물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원재료 가격이 일부 안정되더라도 고정비 부담이 쉽게 낮아지지 않는 구조적 특성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 가격은 원재료뿐만 아니라 인건비와 운영비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며 "단기간 내 가격 인하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소비 패턴 변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소비자들은 배달 대신 포장 주문을 선택하거나, 프리미엄 외식 대신 가성비 브랜드를 찾는 등 지출 방식을 조정하고 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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