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사람 간 연결 속도 높였다면… 6G는 '사물 언어 기반'
"AI가 스스로 대화하는 '자율 네트워크 시대'에 대비해야"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6G(6세대 네트워크)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람이 명령하고 기기가 반응하는 통신 구조 대신, 사물과 AI(인공지능)가 스스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 기술이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통신망의 중심이 인간에서 사물로 옮겨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데이터 주체성'이 새로운 핵심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사진=픽사베이 제공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6G 상용화를 대비해 기술 연구·실증과 국제 표준 논의 참여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SKT)은 AI 기반 네트워크 최적화 기술을 6G 개발 핵심으로 삼아 AI 중심 네트워크 구조를 구축하고 있으며 KT는 위성통신과 지상망을 결합하는 NTN(비지상망) 기술 실증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AI와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한 자율 운영 네트워크 기술을 상용망에 적용·검증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엣지 컴퓨팅과 초저지연 통신 등 6G 핵심 기술의 산업 현장 활용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6G 시대 통신의 주체가 누구인가를 둘러싼 구조적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 사람보다 먼저 말하는 사물들

6G의 기술적 목표는 초저지연·고용량·지능형 네트워크다. 특히 최근 AI 열풍으로 네트워크의 자율 학습·제어 기술이 급속도로 고도화되면서, 인간의 개입 없이도 로봇과 센서, 자율주행차 등이 데이터를 교환하고 판단까지 내리는 환경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사물 간 통신이 기존의 '사람 중심' 트래픽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5G가 개인 이용자의 속도와 편의를 높였다면, 6G는 산업·물류·자율주행 등 사물 간 연결이 핵심으로 부상하는 단계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6G가 상용화되면 단말 수 기준으로도 사람보다 사물이 더 많이 연결된 사회가 현실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통신사 입장에서도 개인 요금제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산업용 연결 서비스·데이터 관리 사업 등 새로운 수익 모델 발굴이 불가피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 통신, 기술 넘어 '삶의 기반'으로

통신망의 주체가 사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데이터의 책임을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AI 센서가 생성한 정보가 누구의 데이터로 분류돼야 하는지, 자율주행차가 수집한 위치 정보가 개인의 자산인지 기업의 자원인지 등에 대한 기준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을 중심으로는 6G 시대에서는 '접속할 권리'가 사회적 기본권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유럽 등 글로벌 사회에서는 '통신 접근'을 공공 서비스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된다. 핀란드는 이미 '인터넷 접속권'을 법적 권리로 명시했으며 프랑스 역시 인터넷 접근을 표현의 자유와 연계된 기본적 권리로 인정한 헌법재판소 판례가 있다. 그리스·에스토니아 등 일부 국가는 헌법 조항이나 국가 계획을 통해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네트워크를 단순한 기술 서비스가 아니라 사회적 기반 인프라로 보는 시각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국내 통신사, '속도'보다 '지능'에 투자

국내 통신사들의 6G 전략도 과거처럼 속도 경쟁에 치중하기보다, 새로운 가치와 서비스 중심으로 방향을 옮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SKT는 AI를 기반으로 네트워크 운영 지능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KT는 위성과 지상망을 연동하는 기술 개발을 통해 6G 시대 통신 생태계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AI 및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네트워크 자동화와 산업용 6G 응용 시나리오 연구·실증을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는 6G 시대의 경쟁력이 단순 속도가 아니라 지능형 연결의 품질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데이터 처리 효율과 AI 통합 역량, 서비스 지능화 수준 등이 통신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6G는 단순한 기술 세대 교체를 넘어 누가 네트워크의 주체가 되고, 데이터를 소유할 것인가를 다시 묻는 기술"이라며 "이제 통신은 사람과 산업을 더 깊이 연결하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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