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롯데케미칼이 상반기 중 대산공장을 분할하고, HD현대케미칼이 하반기 중 이를 흡수합병해 통합법인을 꾸릴 예정이다. 석유화학 산업재편 1호 사례로 꼽히는 이번 통합건에서 주요 채권단인 한국산업은행은 양사에 △생산설비 감축 △미래사업 전환 △재무구조 개선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박상진 산은 회장은 25일 오후 본점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국가 석유화학 산업재편의 1호 사례인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통합건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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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은 롯데케미칼이 상반기 중 대산공장을 분할하고, HD현대케미칼이 하반기 중 이를 흡수합병해 통합법인을 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사진=산업은행 제공 |
앞서 정부는 지난해 8월 석화산업의 경쟁력 제고 및 지속가능성 확보의 일환으로 '석화산업 재도약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사업재편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9월 산은 등 금융기관 21개사는 '구조혁신 지원 협약'을 체결했고, 11월에는 양사가 업계 최초로 사업재편계획을 산업통상부에 제출했다. 두 회사는 협약에 따른 금융지원도 산은을 포함한 채권단에 신청한 바 있다.
이에 산은은 정부의 구조개편 3대 원칙(△과잉 설비 감축 및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전환 △재무 건전성 확보 △지역경제 및 고용 영향 최소화)에 따라, 양사의 사업재편계획과 자구계획을 검토했다. 이를 통해 산업통상부는 전날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에 따른 사업재편계획을 승인했고, 이날 산경장(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의 종합 패키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올해 상반기 대산공장을 분할하고, 하반기 중 HD현대케미칼이 해당 분할법인을 흡수 합병해 '통합HD현대케미칼'으로 새롭게 출범할 예정이다. 다만 양 기업은 통합 조건의 일환으로 채권단과 △생산설비 감축 △미래사업 전환 △고용승계 △유상증자 △재무구조 개선 등에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통합법인은 나프타분해설비(NCC) 1기 가동중단과 다운스트림 설비 통폐합으로 에틸렌 연 110만톤, 프로필렌 연 55만톤 등의 생산 설비를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또 스페셜티 전환, 친환경 제품 생산 등 고부가화를 위한 투자 실행으로 미래사업 전환 및 수익성 개선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통합법인은 기존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인력의 고용을 승계하기로 했다.
또 통합사의 재무건전성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당초 계획한 8000억원 대비 4000억원 증액한 1조 2000억원 유상증자를 실행할 예정이다. 구조혁신 지원 협약에 참여한 금융기관은 양사의 분할 합병 진행에 동의하고, 기존 채권 총 7조 9000억원을 상환 유예할 예정이다. 아울러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최대 1조원 범위에서 채권단의 차입금을 영구채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통합사가 사업재편 투자를 제대로 실행할 수 있도록 총 1조원 한도의 신규자금도 지원할 예정인데, 해당 자금 중 산은은 시설 투자 및 연구개발 소요자금 용도로 약 4300억원을 부담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3시에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 예정이다"며 "사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저희가 신규 자금을 지원한다는 건 금융기관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저희가 신규 자금 부담을 더 높여 4000억원 정도를 지원하는 구조로 채권단을 설득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금융지원 방안은 채권금융기관 자율협의회의 결의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양사 사업재편은 국내 주력산업을 선제적으로 구조개편하는 첫 번째 사례"라며 "이해당사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로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의 사업재편이 신속하게 진행돼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회복에 시금석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HMM 매각, 부산이전이 선결과제"
아울러 국적선사 HMM의 매각과 관련해서는 원칙적으로 부산이전이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HMM 부산 이전이 가장 선결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해진공과 해수부가 주주총회가 열리는 3월이나 4월 중에는 부산 이전을 완료하겠다는 발표일정을 제시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각을 지금 당장 검토하거나 그러지 않고 (이전이) 완료된 다음, 추진하도록 하겠다"며 "(매각) 가격보다 국적선사로서 어떻게 잘 기능할거냐 생각해야 한다 본다. 매각플랜을 구체적으로 세우지 않고, 부산이전이 완료된 이후 비슷한 비율(지분)을 가진 해진공과 같이 협의해서 우리나라 해운산업 발전방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수차례 매각이 표류 중인 KDB생명에 대해서는 '아픈 손가락'이라며 매각의 어려움을 표했다. 박 회장은 "저희 산은이 대우조선으로, 대우건설로 많은 고생을 했는데, 금호그룹 구조조정하면서 산은이 안게 된 아픈 손가락(KDB생명)이다"며 "보험산업이라는게 80년 대말 자본시장 자유화를 하면서 외국 빅보험사가 들어와서 보험시장을 장악하면서 지방에 우후죽순으로 만들어진 게 생보사 손보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매각 계획보다 외부 전문경영인을 물색해 전사적인 경영정상화부터 선행되는 게 옳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 외 홈플러스에 대한 금융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업의 생로병사를 보면 홈플러스는 구조조정도 하고 자금도 많이 집어넣고 했어야 했다"며 "저희가 개입하기엔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150조' 국민성장펀드 외 250조 정책자금 투입
한편 박 회장은 "산업은행이 대표 국책은행으로서 우리 기업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한민국의 양극화 극복과 잠재성장률 반등에 기여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정부의 국민성장펀드 및 산은의 자체 투자프로그램 등을 소개했다.
우선 박 회장은 국민성장펀드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산은 본연의 역할인 산업과 기업 육성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지난 12월 우리나라의 첨단전략산업을 육성하고 산업 생태계 전반을 폭넓게 지원하기 위해 5년간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가 출범했다"며 "2026년 국민성장펀드 승인 목표인 30조원을 조기에 달성하고, 그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업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5년간 총 250조원 규모의 KDB 넥스트 코리아(NEXT KOREA) 프로그램을 신설했다"며 "국민성장펀드와의 중복 최소화와 차별화를 통해 상호 보완적인 업무를 수행하며 시너지를 극대화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산은은 5년 간 KDB 넥스트 코리아 프로그램으로 △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100조원 △국가 균형성장을 위한 지역금융 확대 75조원 △주력산업 지원을 위한 산업균형 유도 50조원 △국민성장펀드 연계 대출 및 투자 25조원 등을 편성했다.
아울러 박 회장은 지역균형 발전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정부의 '5극 3특 체제'를 언급하며 "산은도 2026년 비수도권 앞 자금 공급을 30조원 규모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10조원이었던 지역우대 특별상품을 2026년에는 15조원으로 확대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남부권 지역성장지원펀드 등으로 지역별 금융 수요에 맞춤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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