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더불어민주당에서 자본시장 활성화 및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재계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주가치 제고와 시장 신뢰 회복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보완 입법이나 제도 정비 없이는 추진될 경우 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3차 상법 개정에 이어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이 추진되면서 재계 내에서는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기업 활동 위축이라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 마련도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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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차 상법 개정에 이어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이 추진될 예정으로, 재계 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국회 본회의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6일 재계에 따르면 3차 상법 개정안은 지난 25일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3차 상법 개정안에 반대하며 필리버스터를 진행했으나, 이후 표결을 거쳐 재석 176명 중 찬성 175명으로 가결됐다.
해당 개정안은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 1년 이내 소각한다는 게 골자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에 대해서도 법 시행 뒤 1년 6개월 내에 소각해야 한다.
다만 예외 규정도 마련했다. 외국인 투자지분 제한 기업의 경우 3년 내 자사주를 처분해야 한다는 규정과 임직원 보상이나 우리사주제도 실시 등에 대해서도 예외를 인정한다.
재계 내에서는 3차 상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존중한다는 입장이지만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걱정하고 있다. 국민의힘도 해당 법안에 대해 적대적 M&A나 외국 자본의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지속적으로 드러냈다.
기존에는 적대적 M&A 상황에서 기업들은 자사주를 통해 우호세력에 매각해 경영권 방어가 가능했으나 3차 상법 개정으로 이러한 전략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아울러 재계는 M&A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취득한 비자발적 자사주에 대해서는 의무소각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는 요청도 했으나 이마저도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재계는 보완 입법을 요구하고 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본부장은 입장문을 내고 “M&A 등의 과정에서 취득한 특정 목적 자사주 문제는 향후 추가 논의를 통해 보완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 추진…“제도 보완 병행 필요”
민주당은 3차 상법 개정에 그치지 않고 주가 누르기 방지법까지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으로, 대주주가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추거나 저평가 상태를 유지하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법안이다.
법안의 핵심은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 미만 상장사에 대해 상속·증여세 부과 시에는 비상장주식처럼 순자산가치의 80%를 하한선으로 과세하는 것이다. 현재는 상장사의 2개월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직접 주가 누르기 방지법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추진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앞으로 주가 누르기 방지법 같은 추가적인 제도 개혁이 뒷받침되면 자본시장 정상화 흐름도 더 크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재계도 세금을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내리거나 왜곡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에는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법안을 추진하면서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상속세율은 이미 높은 수준인데 주가 누르기 방지법까지 시행될 경우 세금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상속세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주식을 팔게 된다면 지분율이 낮아지면서 적대적 M&A에 취약해질 수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재계 내에서는 상속세 연부연납 기간을 현재 10년에서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과 현금 뿐만 아니라 상장주식의 현물납부 허용 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도 이와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가업 승계 요건을 충족할 경우 상속세를 유예하거나 분할 납부 기간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으며, 독일도 일정 기간 경영과 고용을 유지할 경우 상속세를 면제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일가라고 하더라도 수조 원에 해당하는 상속세를 마련하는 것은 큰 부담이 된다”라며 “주가 누르기 방지법 시행으로 세 부담이 커지면 기업의 경영까지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제도적 보완 장치 마련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주가 누리기 방지법 외에도 중복상장 방지, 의무공개매수제도 강화,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강화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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