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지난해 '몰타의 유대인'으로 서울예술상 대상을 거머쥐며 주목받은 '극단 적'이 오는 3월,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신작 '내가 살던 그 집엔'을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모티프로 하되, 남성 중심의 서사에서 소외되었던 여성들의 자리에 주목한다. 1970년대 후반 가부장제와 산업화의 그늘에 놓인 ‘엄마’와 화교 ‘마마’,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그들의 딸 ‘나’와 베트남 이주여성 ‘꾸엔’까지, 시대와 사회의 경계로 밀려난 네 여자의 연대와 도망을 그린다.
극본을 쓴 마정화 작가는 “'오셀로'는 차별과 혐오뿐 아니라 ‘이야기’의 매력과 함정을 논하기에 가장 적합한 작품”이라며, 데스데모나와 에밀리아의 시선으로 권력에 의해 지워진 진실을 복원하고자 했다. 극 중 ‘인철’은 원작의 이아고처럼 혐오와 의심을 유통하며 파국을 만드는 인물로 등장해 혐오가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구조적으로 증폭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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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의 포스터. /사진=극단 적 제공 |
연출을 맡은 이곤 연출가는 작품의 핵심 키워드를 ‘도망’으로 꼽았다. 억압된 1970년대의 상징인 고고댄스와 음악은 단순한 시대 재현을 넘어,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인물들의 절박한 몸짓이자 감각적인 무대 언어로 치환된다.
작품은 전통적인 기승전결 대신 화자와 인물을 오가는 독특한 구성을 취한다. “누가 말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진실”을 추적하며, 관객들에게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믿고 싶은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몰타의 유대인'으로 2025 백상예술대상 연극상을 수상한 배우 곽지숙을 필두로 정다함, 심연화, 전형숙, 김영준 등 실력파 배우들이 호흡을 맞춘다.
차별과 혐오의 역사를 뚫고 나온 이들의 목소리는 오는 3월 무대 위에서 강렬한 울림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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