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배우 염혜란이 이번에는 날 선 완벽주의자의 옷을 입고 스크린에 돌아왔다. 다음 달 4일 개봉하는 염혜란 주연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는 빈틈없는 일상 속에서 스스로를 옥죄며 살아온 한 중년 여성이 춤을 통해 생애 첫 ‘쉼표’를 발견해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 코미디다.
이 영화에서 염혜란이 분한 주인공 '국희'는 구청의 과장급 공무원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업무 능력을 갖췄지만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로 주변을 얼어붙게 만드는 인물. 그간 소박한 이웃이나 강인한 모성애를 주로 연기해온 염혜란은 이번 작품에서 서늘할 정도로 꼿꼿한 공무원의 얼굴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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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혜란의 또 다른 변신이 기대되는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가 3월 4일 개봉한다. /사진=(주)디스테이션 제공 |
염혜란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열심히 한다는 게 미덕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강요나 불편함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캐릭터에 대한 깊은 공감을 표했다. 실제로 그는 과거 극단 시절 자신의 열정이 후배들에게 부담이 되었던 경험을 떠올리며, 국희가 겪는 내적 갈등을 설득력 있게 묘사하는 데 집중했다.
영화의 전환점은 국희가 우연히 접하게 된 스페인 전통춤 '플라멩코'다. 정해진 규격대로만 움직이던 국희가 강렬하고 자유로운 리듬에 몸을 맡기며 일상의 유연함을 배워가는 과정은 관객에게 묘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특히 워킹맘으로서 딸 '혜리'(아린 분)와 겪는 현실적인 갈등과 화해는 중년 여성의 성장이라는 주제에 깊이를 더한다.
이 과정에서 오마이걸 멤버이자 배우로 자리매김 중인 아린은 엄마의 엄격함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딸로 분해 염혜란과 밀도 높은 모녀 케미스트리를 완성했다. 염혜란은 실제 중학생 딸을 키우는 본인의 경험을 투영해 "아이의 시행착오를 막으려는 마음이 관계를 망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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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영화에서 염혜란은 완벽주의자 공무원으로 변신한다. /사진=(주)디스테이션 제공 |
지난해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로 베네치아를, 최근 정지영 감독의 '내 이름은'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으며 글로벌 배우로서의 위상을 굳힌 염혜란이지만, '매드 댄스 오피스'에서 보여준 그의 변신은 더욱 각별하다. 이미 무언가를 성취한 중년 여성이 새로운 가치관을 만나 '성장'한다는 설정은 그 자체로 신선한 차별점이 된다.
"길을 잃었을 때 오히려 새로운 풍경을 발견하게 된다"는 영화 속 메시지처럼, 염혜란은 힘을 꽉 준 완벽주의에서 힘을 뺀 유연함으로 나아가는 국희의 여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해방감을 건넨다. 거창한 성공담보다 값진 '일상의 춤사위'를 발견한 염혜란의 연기 변신은 3월 극장가에 기분 좋은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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