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영업이익 97% 급감…원화기준 분기 매출 첫 역성장
‘쿠팡 사태’에 매출 성장률·활성 고객·와우 멤버십 악영향
김범석 의장 “걱정과 불편 끼친 점 사과”…신뢰 회복 강조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던 쿠팡의 실적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연간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지만,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여파로 4분기 매출이 뒷걸음질 치고 수익성도 악화됐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 사과하며 소비자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26일(현지시간)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800만 달러(약 115억 원)로 전년 동기 3억1200만 달러 대비 9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8억3500만 달러(약 12조8103억 원)로, 전년 동기 79억6500만 달러 대비 11% 증가했다. 다만 직전 3분기 매출 92억6700만 달러(약 12조8455억 원)와 비교하면 5% 감소했다. 쿠팡의 원화 기준 매출이 직전 분기보다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간 매출은 345억3400만 달러(약 49조1197억 원)로, 전년 동기 302억6800만 달러 대비 14% 증가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다만 4분기 매출 감소로 당초 예상됐던 연매출 50조 원 달성에는 실패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4억7300만 달러(약 67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1.38%로 0.08%포인트 낮아졌다.

성장세 둔화의 배경으로는 작년 말 촉발된 ‘쿠팡 사태’가 꼽힌다. 쿠팡은 지난해 11월29일 약 3370만개 계정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공지한 뒤부터, 보안 문제를 비롯해 노동 여건 및 불공정 거래 등 각종 논란의 중심이 됐다. 쿠팡은 이 같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여파가 지난해 12월부터 매출 성장률과 활성 고객수, 와우 멤버십 및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4분기 ‘어닝 쇼크’에 김범석 쿠팡Inc 의장도 재차 사과했다. 김 의장은 이날 쿠팡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발생한 데이터 사고로 인해 걱정과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한다”면서 “쿠팡에서 고객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일은 없다. 우리는 더 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관련 상황을 설명하며 투자자 불안감 달래기에 나섰다. 쿠팡은 금융 정보와 비밀번호, 신분증 정보 등 민감도가 높은 정보의 유출은 없었다는 점, 아직까지 유출 정보가 악용된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올해 1분기부터는 성장세가 안정화되고 회복 중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는 “사건 직후 일부 고객 사이에서 저장된 결제수단 삭제, 비밀번호 변경, 계정 탈퇴 등 반응이 나타났지만, 사실관계가 명확해지면서 이러한 흐름은 안정화됐고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쿠팡은 앞으로도 정부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이며, 재발 방지를 위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보호 장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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