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카드론 취급 규모가 올해 들어 다시 소폭 증가했다. 특히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카드론 수요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지수가 6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소상공인, 저신용자의 급전창구로 쓰이던 카드론이 주식 투자금으로 동원되는 모습이다.

27일 여신금융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42조585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42조3292억원) 대비 0.6% 증가한 규모다.

   
▲ 사진=연합뉴스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9월 41조8375억원까지 줄었다가 10월 42조751억원, 11월 42조5529억원으로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이후 연말 가계대출 관리 기조 영향으로 지난해 12월 말 전월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연초에 들어서며 주춤했던 상승세가 다시 이어졌다.

눈에 띄는 것은 고신용자들의 카드론 이용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이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NH농협카드를 제외한 8개 전업 카드사의 신용점수 800점 초과 차주 카드론 신규 취급액은 3조2608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9167억원) 대비 11.8%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신용점수 700점 이하 저신용자의 신규 취급액은 3조1212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3633억원)보다 7.1%가량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카드론 신규 취급액 중 신용점수 900점 초과 고신용자 비중은 8.2%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7.5%) 대비 0.7%포인트 높아졌다. 800점 초과 900점 이하 차주 비중은 같은 기간 19.4%에서 22.8%로 상승했다.

반면 신용점수 700점 초과 800점 이하 중신용자 비중은 42.1%에서 39.3%로 낮아졌다. 700점 이하 저신용자 비중은 31.0%에서 29.7%로 하락했다.

은행권 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 문턱이 높아지면서 비교적 심사 절차가 간편하고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카드론을 활용해 주식 투자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저신용자들이 카드론마저 받기 어려워지면서 제도권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것이다. 카드론은 금리가 10%대로 높지만 은행에서 밀려난 저신용자들이 생활비 등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이용해왔다.

카드사들 또한 카드론 금리를 낮추며 건전성 관리 강화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상환 능력이 높은 고신용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에 고신용자와 저신용자 간 금리차도 더욱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신용점수 900점 초과 차주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0.6%로 상반기 말(연 11.3%) 대비 0.7%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700점 이하 저신용자의 평균 금리는 연 17.4%로 같은 기간 0.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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