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출하 34년 만에 최저… 전력 다소비 구조에 수익성 ‘직격탄’
시멘트업계, 부동산 개발·수출 확대·ESG 투자로 체질 개선 나서
[미디어펜=이용현 기자]국내 시멘트 산업이 전기요금 인상과 건설 경기 침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면서 업계가 전통 제조업 중심 구조를 넘어 신사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멘트 내수 출하량은 3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건설 착공 감소와 미분양 증가가 맞물리며 레미콘 가동률도 동반 하락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지난해 시멘트 출하량이 3810만 톤으로 2024년(4371만 톤) 대비 12.8% 줄었다고 집계했다. 이는 지난 1991년 3711만톤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자산 재평가·부동산 개발, 특화 제품 확대, 수출 확대, ESG·친환경 투자 등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삼표시멘트다. 삼표시멘트는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옛 레미콘 공장 부지를 활용해 79층 규모 초고층 복합단지 개발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업무·상업·주거시설이 결합된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로 도시재생과 자산 가치 제고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최근 이 개발 기대만으로도 회사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할 만큼 신사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반영되고 있다.

또 한일시멘트는 부산공장 부지 매각과 생산 중단을 신사업 재원 확보 및 경영 효율화 전략으로 삼았다. 지난해 매각된 부산공장 부지는 종합 부동산 개발 업체로 넘어가 500여 세대 규모 공동주택 건설 등 부동산 개발이 진행될 예정이며, 매각 대금 750억 원은 친환경 설비 투자 등 중장기 성장 재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일시멘트는 또한 비핵심 자산 정리와 자회사 통합 등 경영 구조 개선도 병행하고 있다.

아세아시멘트의 경우 전통 사업 외 다양한 기타사업부문을 통해 다각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아세아시멘트는 창업투자업(우신벤처투자), 농업회사법인 아농, 그리고 경주월드 등 레저·부동산 사업을 통해 시멘트 제조업 리스크를 분산하며 매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중이다. 이런 움직임은 건설 경기 변동성에 대한 대응책으로 평가된다.

수출 확대도 중요한 축이다. 내수 시장의 침체로 업황이 얼어붙자 국내 시멘트사들은 중남미·동남아 등 해외 수출 물량 확대를 통해 출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이는 국내 경기와 연동되지 않는 외부 수요를 확보함으로써 실적 방어에 기여하고 있다. 동시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및 친환경 설비 투자 확대는 에너지 효율화·저탄소 제품 개발과 맞물리며 전기료 부담을 완화하는 전략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위기가 단순한 업황 부진을 넘어 산업 구조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전기료 상승과 내수 급감이라는 충격 속에서 시멘트 업계가 제조 중심에서 벗어나 자산, 기술,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할 수 있을지가 향후 10년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포인트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제조원가 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내수 물량까지 급감하면서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은 구조”라며 “단순 감산이나 가격 조정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비핵심 자산 매각, 고부가 제품 확대, 해외 시장 개척 등 구조적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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